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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 선정해놓고 지연작전…'도시바 미스터리'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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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전환사채 조건
약정서상에 명시, 모를리 없어

WD·훙하이와도 협상재개
가간 촉박 계약 바꾸기 어려워
메모리 매각 지연 책임
SK하이닉스에 전가 의혹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일본 도시바가 메모리 부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ㆍ미ㆍ일 연합을 선정한 이후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ㆍ미ㆍ일 연합에 포함된 SK하이닉스를 경계하는 속내를 숨기지 않으면서 논란을 자초하는 것이다.
도시바나 한ㆍ미ㆍ일 연합을 이끌고 있는 산업혁신기구(INCJ) 등 일본측이 이중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①도시바, 'SK하이닉스 CB' 정말 몰랐나=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인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SK하이닉스는 자금을 빌려주는 것뿐이며 의결권이 없고 경영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정보 유출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 아닌 것이 드러났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에 자금을 융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지만 이 자금은 향후 전환사채(CB)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이 약정서에 명시돼 있다.

도시바 메모리는 3~4년 이후에 기업공개 예정이며 이때 베인캐피탈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처분할 계획이다. 이 경우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메모리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도시바에 제출한 약정서의 부록에 '융자(loan)는 전환부사채(secured convertible loan)를 의미한다'고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도시바가 SK하이닉스의 CB 전환을 사전에 몰랐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히려 이를 빌미로 "입장이 난처해졌으니 순수 융자로만 참여해 달라"고 SK하이닉스에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②"WDㆍ훙하이와 협상 재개"…도시바-INCJ의 양다리 작전인가=도시바는 미국 웨스턴디지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도 인수 협상을 시작했음을 11일 주거래 은행에 밝혔다.

주목할 것은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에 제안한 컨소시엄에는 미국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뿐 아니라 한미일 연합을 주도하는 INCJ와 일본 정책투자은행(DBJ)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INCJ와 DBJ는 당초 KKR과 손잡고 도시바 인수 제안을 했으나 막판에 베인캐피탈-SK하이닉스로 갈아탔다. INCJ가 KKR와 멀어진 이유는 KKR가 지분 50% 이상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INCJ와 DBJ는 여전히 KKR-웨스턴디지털 카드를 버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변수가 발생하면 차를 갈아탈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KKR와 웨스턴디지털이 지분 5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3위인 웨스턴디지털이 2위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주요국가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도시바 입장에서도 현재 시간이 촉박해 다른 인수 계약자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도시바가 한ㆍ미ㆍ일 연합과 본계약 체결에 실패할 경우 다른 인수자를 찾기보다는 채권단의 부채를 지분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③협상 막는 진짜 범인은?= 일본에서는 SK하이닉스의 지분 참여 요구가 걸림돌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진짜 주범은 일본 자신들이라는 지적도 있다.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INCJ는 디지털웨스턴과의 소송 결과에 대한 위험 부담을 누가 안고 갈지를 놓고 도시바와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과의 소송 중에 도시바 메모리의 생산 설비 등 주요 자산을 도시바 본사로 이전했는데 이 역시 논란거리다.

이를 원상 복귀하지 않으면 도시마 메모리 인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쟁점이 존재하는데도 일본 측이 협상 지연의 원인으로 SK하이닉스를 거론하는 것은 책임을 한국에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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