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출구전략 공포로 외국인 자금 이탈의 중심에 있던 아시아가 튼튼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바탕으로 다시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최근까지 외국인 자금 이탈로 주식과 통화가치가 모두 하락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물론 지금 나타나는 회복세가 매우 깨지기 쉽고 인도네시아 등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통화가치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귀환으로 주식과 통화가치 회복을 경험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혼란이 더 악화되지 않는 것은 글로벌 경기 불황 중심에 있었던 미국과 유럽 시장이 회복되고 있고 아시아 내에서도 일본과 중국이 하반기 들어 낙관적인 경제지표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위축됐던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하반기부터 확장세로 돌아선 것은 중국으로 전자 제품 및 장비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과 대만에 긍정적이며, 이런 식으로 경제 훈풍이 아시아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이탈로 가장 타격이 컸던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지역이 미 출구전략 공포로 인한 최악의 상황을 견뎌 냈다는 분석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스티브 애슐리 글로벌마켓 책임자는 "몇몇 개별국가들이 심각한 도전 국면을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이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고 분석했다.
ING은행의 팀 코든 아시아 리서치 담당 대표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확대된 무역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가 절실한 시점"이라면서 중앙은행이 지난주 이례적으로 금리를 올린 것도 외국인 자금 유치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투기 자금은 다시 인도네시아 주식·외환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연간 5%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는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리서치회사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대니엘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 펀더멘털이 그리 나쁘지 않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외국인 자금 이탈로 금융시장 혼란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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