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해 7월 선보인 슬림형 제품인 '던힐 파인컷 슬림(Dunhill Fine Cut Slims)' 2종에 대한 가격을 오는 17일부터 100원 인상한 2800원에 판매한다. 이번에 인상되는 던힐 파인컷 슬림은 화이트 색과 와인 색 2종으로 각각 타르 함량이 1.0mg, 5.0mg이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인 던힐 파인컷 슬림의 이미지 강화 차원에서 가격을 인상했다"며 "던힐 파인컷 슈퍼슬림의 경우 최근 초슬림형 담배 시장점유율이 30%를 육박하는 등 다른 담배회사도 초슬림형 제품을 모두 2500원으로 인하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인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필립모리스는 초슬림형 담배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KT&G의 '에쎄'와 정면 승부를 펼치기 위해 '버지니아 슈퍼슬림'의 가격을 2900원에서 2500원으로 400원 내린 바 있다.
BAT코리아는 가격 인상 직후인 5월 2주차부터 담배 판매량(편의점 기준)은 30% 가까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BAT코리아는 결국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보그의 가격을 2012년 3월 원상복귀했다. 시장점유율 하락이 노골화되자 자존심을 버리고 가격 환원이라는 카드를 뽑아든 것이다 .
하지만 한번 추락한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는데 힘겨운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BAT코리아가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한번 돌아선 흡연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라며 "이번 인상이 다른 담배회사들의 가격 인상 등 흡연자들의 사재기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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