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만 '김장가구'
절반만 '김장 가구'
20~30대 김치 담그는 법 몰라
"김치를 어떻게 담그는지도 모르는걸요. 올해도 친정에서 얻어 먹어야죠."
김장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김장을 담그겠다는 집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온 식구들이 동원돼 한쪽에선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또 한쪽에선 양념을 준비하는 것이 김장 담그는 날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김장을 담그는 날엔 어김없이 배춧국에 김장김치를 곁들인 보쌈 파티가 열리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풍경도 쉽게 접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핵가족과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김장을 담그는 이들이 점차 줄고 있다.
김치 담그는 방법을 모르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젊은 주부들은 먹을 김치가 바닥나면 친정 또는 시댁에 손을 벌리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다 보니 김치를 마트에서 사다먹는 것 또한 일상화된 모습이다.
만만치 않은 김장비용 또한 김장을 담그려는 가구들의 걸림돌이다. 한 대형마트는 올해 4인 가족 기준 김장비용을 24만6000원으로 예상했다. 배추 20포기(60kg)와 무 10개로 김치를 담그는 비용이다. 배추가 포기당 1만원이 훌쩍 넘어 '금배추'로까지 불렸던 작년보다는 조금(8%)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고춧가루, 새우젓 등 양념값이 배 가까이 올라 배(배추)보다 배꼽(양념)이 더 큰 상황이 연출돼 상대적으로 김장 비용이 더욱 부담스러워졌다.
대형마트에서 포장김치가 10kg당 5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으니, 4인 가족 기준인 60kg 정도를 사려면 30만원 정도가 든다. 김장을 담글 때의 수고를 감안하면 사 먹는게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를 반영해 김장을 담그는 대신 포장김치를 사다 먹겠다는 실속파 주부들이 대폭 늘었다. 대형마트의 포장 김치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늘었다. G마켓, 인터파크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최근 한 달간 포기김치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30~40%씩 늘어났다.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엽 aT 유통정보팀장은 "핵가족화 되는 것도 한 요인이지만, 요즘 20~30대 주부들은 김치 담그는 방법조차 모른다"며 "해가 갈수록 김장을 담그는 가구가 줄어 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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