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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글로벌 반도체 시장 넘본다…450兆 푸드테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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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로봇부터 헬스케어까지
조리로봇·AI 등 첨단기술이 인력 대체
유통가 오너 3세·삼성전자 등 투자 확대

#1 고객이 무인 키오스크로 주문하면 로봇팔 모양의 기계가 1분 안에 음료를 만들어 픽업대로 나른다. 커피와 라테, 에이드 등 음료 21종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 대전에 본사를 둔 로봇바리스타 기업 플레토로보틱스가 만든 부스형 바리스타 로봇 '해피본즈'다. 이 기기는 현재 전국 휴게소와 병원, 기업체, 커피전문점 등과 제휴해 200대가량을 배치했다. 김재준 플레토로보틱스 기술이사는 "주 52시간제와 근무 규정 등에 따라 휴게소의 경우 오후 8시가 넘으면 종업원을 쓰기 어렵다"며 "바리스타 로봇은 이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해 매장 효율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2 조리 로봇 전문기업 디떽은 튀김 요리가 가능한 로봇이 주력이다. 최대 8개의 튀김 바구니에 식재료를 담으면 로봇팔이 기름에 튀기는 조리 과정을 끝까지 담당한다. 조리사의 손을 거치는 작업을 줄여 화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고, 로봇 1대로 동시에 여러 개의 조리도 가능하다.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월 매출을 1억원으로 가정했을 경우, 종업원 2명 몫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웰스토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2024 푸드페스타'에서 로봇 바리스타가 관람객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웰스토리]

삼성웰스토리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2024 푸드페스타'에서 로봇 바리스타가 관람객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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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해법으로 부상한 '푸드테크'

식품업계에서 푸드테크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 중이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로봇, 생명공학(BT) 등 첨단기술을 결합해 이전보다 발전된 형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이다.


삼성웰스토리가 이달 초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한 B2B(기업 간 거래) 식음 박람회 '2024 푸드페스타'에선 푸드테크로 무장한 조리로봇들이 일제히 선보였다. 고령화와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종업원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서비스 업종의 현실을 고려해 첨단기술을 통한 업무 효율화를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정해린 삼성웰스토리 대표는 "노동 인구가 감소하는 데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미 식음업계 전반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고, 앞으로 이 문제는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관련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를 위해 푸드테크를 통한 운영의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삼성웰스토리가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2024 푸드페스타'에서 크레오코리아 관계자가 조리와 세척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웍봇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가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2024 푸드페스타'에서 크레오코리아 관계자가 조리와 세척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웍봇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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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단체급식 고객사를 위한 구내식당 자동화 솔루션을 마련했다. 국·탕·찌개 등 무겁고 뜨거운 음식을 조리해서 배식하는 로봇부터 수백명이 먹을 수 있는 대형 볶음 요리가 가능한 교반기 등을 포함해 전처리, 배식, 세척까지 사업장의 크기와 특성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 장비를 각 생산 업체와 제휴해 고객사에 추천하는 방식이다. 식자재를 유통하는 외식 사업장 등에는 수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제공해 손질하기 까다로운 재료 327종을 '원팩'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CJ프레시웨이 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객사인 기업체 구내식당이나 푸드코트를 포함한 컨세션(식음료 위탁운영) 사업장 등 110곳에서 로봇과 자동화기기를 도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40% 증가한 수치다. 로봇류는 서빙로봇과 패티 조리로봇, 볶음 요리 등을 대신하는 웍봇 등이 있고, 자동화기기로는 컵 세척 살균기와 자동 밥공급 디스펜서, 야채절단기, 초밥성형기, 김밥 기계 등을 투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주요 소비층의 소득수준도 올라가기 때문에 식음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체나 외식업체에서도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이 접목된 장비의 힘을 빌리는 일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푸드테크 성장 잠재력 4경원 추산…787조 세계 반도체 시장 압도
[Why&Next]글로벌 반도체 시장 넘본다…450兆 푸드테크 전쟁 원본보기 아이콘

푸드테크는 자동화 설비뿐 아니라 식물성 대체식품 개발, 스마트팜, 무인 배송,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주요국들은 환경 오염과 이상 기후로 식량 자원은 감소하는 반면 세계 인구는 지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버려지는 음식을 줄이면서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전 세계 푸드테크 시장은 2021년 2720억달러(약 325조원)에서 2025년에는 3600억달러(약 47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도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27년 약 3420억 달러(한화 4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22년 열린 CES의 5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푸드테크를 꼽았다.


또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국내 푸드테크 시장규모를 600조원, 세계 시장규모는 4경원으로 추산하면서 787조원 규모의 세계 반도체 시장을 압도할 만큼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부사장),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등 유통업계 오너가 2·3세 경영인들이 올해 초 CES로 몰려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들여다봤다.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 투자 확대

푸드테크 분야에 대한 국내 주요 기업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는 지난해 조리 로봇을 비롯한 로봇 개발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 의 지분 14.99%를 사들이고, 지분율을 최대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해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월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하고 한화의 로봇 전문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와 협업해 식음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워홈도 자체 기술 개발과 함께 로봇, 푸드테크, 헬스케어서비스, AI 관련 전문 기업을 꾸준히 발굴해 협업에 나섰다. 농심 은 배양육 등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100억원을 투자했다. 이 밖에 삼성웰스토리는 급식 고객사 이용객의 식습관과 건강 관련 정보 등을 데이터로 축적해 개인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고, 상담도 병행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기원 서울대 푸드테크학과 주임교수(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는 "1인 가구가 늘고 개인화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맞게 음식을 추천하거나 조리·배송하는 등의 전체적인 과정이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AI나 새로운 첨단 기술들을 통해 개인화된 삶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 식품 사업은 제조사보다는 AI와 로봇 등에 투자하는 서비스 기업이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며 "유통·제조 분야도 테크 기반의 전문성을 통해 해외에서 경쟁하는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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