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얼마나 뽑아올렸길래…美 최대 유전의 ‘경고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기록적인 원유 생산 중인 미국
최대 유전에서 기반 약화 움직임
잦은 지진 등 이상 신호 감지
커지는 환경단체·주민들 ‘우려’

미국 화석연료 업계가 기록적인 원유를 생산하면서 미국 최대 유전의 지반이 부풀어오르거나 꺼지는 등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환경 단체는 “이들의 무분별한 시추 작업으로 지역 주민이 지진 등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며 규제 당국의 개입을 요청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화석연료 업체들이 막대한 양의 원유를 시추하면서 미 페름기 분지의 주요 부분이 2015년 이후 11인치 가라앉았다고 보도했다. 시추를 위해 사용된 물(폐수)은 지하의 깊은 저장고에 흘러가면서 일부 지역의 지반은 5인치 상승하는 기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하루 1300만배럴을 웃도는 사상 최대의 원유를 생산했다. 원유가 함유된 셰일(퇴적암 일종)을 뚫기 위해 막대한 양의 물도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 분석 업체 B3 인사이트에 따르면 화석연료 업체는 2013년 약 3억8200만배럴의 폐수를 버린 가운데 지난해 약 34억배럴로 폭증했다. 이는 뉴욕시가 대략 5개월 동안 소비하는 물의 양과 맞먹는 양이다.


페름기 분지는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 남동부에 위치한 미국 최대 셰일 오일 매장지다. 페름기 분지에서는 하루 약 600만배럴의 원유가 만들어진다. 페름기 분지의 소분지인 델라웨어 분지에서 약 절반가량의 원유가 생산된다. 델라웨어 분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쿠웨이트가 생산하는 원유량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WSJ는 “델라웨어 땅의 일부는 5인치 이상 가라앉았고, 또 다른 곳에선 2인치 이상 솟구친 광경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통상 일반적인 지역에서 지면은 연간 10분의 1인치 미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록적인 원유 시추에 따른 막대한 폐수량은 페름기 분지 인근 지역도 상승하게 만들고 있다. 뉴멕시코에는 폐수 처리 양에 대한 규제가 있기 때문에 텍사스주가 상대적으로 지반이 더 상승하고 있다. WSJ는 “(시추 업계가) 하루 200만배럴 이상의 물을 뉴멕시코에서 텍사스로 운송한다”고 전했다.

지형 변화 관측에 따라 화석연료 업체의 무분별한 개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B3 인사이트에 따르면 페름기 분지에서 관측된 규모 2.5 이상의 지진은 2017년 42회에서 2022년 671회로 급증했다. 미국은 20세기 원유 생산으로 캘리포니아 롱비치항 지반이 29피트 가라앉아 수십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적도 있다. 최근 네덜란드는 가스 추출과 관련된 지진으로 일찌감치 유럽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을 폐쇄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폐수가 인근 식수 공급원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최근 연방 정부에 주 정부가 해당 지역의 물 주입을 어떻게 규제하고 있는지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고 미 환경보호청은 이들 단체 청원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셰브론의 코디 코미스키 지구 과학 고문은 “생산된 폐기수의 관리는 아마 페름기 분지에서 업체가 직면한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화석연료 업체가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시추 과정에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낼 필요가 있다고 WSJ는 제언했다. 일부 업체는 물을 주입하지 않아도 되는 지층을 찾거나 농업에 재사용할 수 있도록 물을 정수하는 법을 고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런 방법이 당국 규제를 통과할 수 있을지, 혹은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지는 여전히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잔고증명서 위조’ 尹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가석방 출소 [포토]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2천명 어디서나왔나?' "돈 없으면 열지도 못해" 이름값이 기준…그들만의 리그 '대학축제'

    #국내이슈

  • 뉴진스, 日서 아직 데뷔 전인데… 도쿄돔 팬미팅 매진 300만원에 빌릴 거면 7만원 주고 산다…MZ신부들 "비싼 웨딩드레스 그만" '심각한 더위' 이미 작년 사망자 수 넘겼다…5월에 체감온도 50도인 이 나라

    #해외이슈

  • '비계 삼겹살' 논란 커지자…제주도 "흑돼지 명성 되찾겠다" 추경호-박찬대 회동…'화기애애' 분위기 속 '긴장감'도 서울도심 5만명 연등행렬…내일은 뉴진스님 '부처핸섬'

    #포토PICK

  •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크기부터 색상까지 선택폭 넓힌 신형 디펜더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