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우 삼성SDS 대표 "생성형 AI 보고 '유레카'…기업 생산성 혁명"

브리티 코파일럿·패브릭스 공개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 공략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보고 '유레카'를 외쳤다. 기업의 업무 자동화에서 가장 풀리지 않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12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리얼 서밋(REAL Summit) 2023'에서 이같이 말했다. 말이나 글로 처리하는 업무 특성상 자동화에 한계가 있었지만 언어를 이해하는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분수령을 맞았다는 설명이다.

12일 삼성동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리얼 서밋(REAL Summit) 2023 키노트 세션에서 황성우 삼성SDS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S]

이날 삼성SDS는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과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플랫폼 '패브릭스(FabriX)'를 공개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데이터 입력, 비교 등 단순 반복 업무만 자동화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보다 한 단계 나갔다. 영상 회의를 보고 회의록을 작성하거나 여기서 도출한 실행 방안을 담당자에게 메일로 보내는 등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기업이 사용하던 기존 시스템과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해 보안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공급망 관리(SCM) 같은 핵심 업무 시스템과 시스템 개발·운영 영역에서도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SAP, 워크데이, 세일즈포스 같은 외부 업무 솔루션이나 시스템 개발사와 협업한다.

삼성SDS가 내부적으로 생성형 AI 솔루션을 시범 적용한 결과 생산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다. 개발자의 개발 속도는 기존보다 30% 높아졌고 성능 검증 속도를 2배 빨라졌다. ERP 운영에서 문서 작성 시간은 75% 줄었다. 고객 요청사항을 처리하는 자동화율을 60%까지 올려 기존보다 21% 비용을 절감했다. 황 대표는 "현재 전 직원들이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며 "매일매일 상상을 초월하는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다"고 했다.

생성형 AI와 업무 시스템을 결합하는 플랫폼 패브릭스도 공개했다. 기업은 패브릭스를 통해 대규모언어모델(LLM)과 기존 업무 시스템을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다양한 LLM과 연동이 가능하다. AI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업 데이터 수집, 저장, 전처리를 하더라도 보안 우려가 없도록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통해 서비스형 플랫폼(PaaS)으로 제공한다.

삼성SDS의 참전으로 기업용 AI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오픈AI가 기업용 AI 챗봇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한 것에 이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네이버 등 국내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AI를 앞세워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생성형 AI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화의 핵심인 B2B 사업에서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와 샨커 트리베디(Shanker Trivedi) 엔비디아 수석부사장이 깜짝 등장했다. 양사는 삼성SDS와 기업용 AI 서비스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삼성SDS 패브릭스에 자체 개발 LLM 하이퍼클로바X를 제공한다. 엔비디아와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최적화한 AI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