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MSCI 선진지수 요원]①최순실 게이트로 미끄러지고 라덕연 게이트로 엎어지고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6월 MSCI ‘관찰대상국 재등재’ 도전 또 실패 전망
제도 개선 역부족에 부정부패 발목…내년도 힘들어
2025년 자본시장 선진화 정부 목표 ‘물거품’ 가능성

한국 증시의 30년 숙원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으로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다. 정부가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올해 6월 MSCI 선진 지수로 가는 첫 관문인 관찰대상국(watch list, 와치리스트) 등재를 위해 애썼지만 아직은 여러 방면에서 역부족이다. 특히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터지면서 '주가 조작'이라는 불공정거래 행위 탓에 자본시장의 대외 위상이 떨어졌다. 더구나 공매도 전면 재개도 불투명해져 사실상 내년에도 관찰대상국 등재는 요원하다.


관찰대상국 재등재도 요원해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예정된 MSCI 연례 시장 분류 검토에서 한국의 관찰대상국 재등재는 사실상 무산됐다. 올해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려 내년 6월쯤 선진 지수로 승격해 2025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편입돼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정부의 목표는 1차 관문에서 제동이 걸리며 물거품이 됐다.

[MSCI 선진지수 요원]①최순실 게이트로 미끄러지고 라덕연 게이트로 엎어지고
AD
원본보기 아이콘


MSCI 지수는 미국의 초대형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개발한 전 세계 주식시장의 기준이 되는 주가지수 중 하나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함께 설립한 FTSE 인터내셔널 리미티드에서 발표하는 주가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와 더불어 국제 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대표적인 지수다. MSCI 지수는 크게 MSCI DM(선진) 시장과 MSCI EM(신흥) 시장, 프런티어 시장, 단일 시장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1992년 1월 첫 편입 이후 줄곧 MSCI 신흥국 지수에 머무르고 있다. 2008년 MSCI 선진국 승격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등재돼 선진 지수 편입 기대감이 커졌지만, MSCI가 지적한 제도 개선이 미흡해 번번이 실패했다. 2014년에는 아예 관찰대상국에서도 제외됐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라는 부정부패가 직접적인 타격이 됐다.


2015년 금융위원회가 다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외국인 통합 계좌를 도입하고 외환시장을 연장하는 등 일부 제도 개선에 나섰지만 관찰대상국 재등재는 연이어 불발됐다. 2021년 11월에는 기획재정부가 다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재추진을 공식화했고 홍남기 당시 부총리가 MSCI와의 면담을 통해 관찰대상국 등재를 요구했지만 실패했다. 지난해 말 기준 MSCI 선진시장 지수에는 미국과 영국, 스위스 등 23개국이 올라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홍콩과 일본, 싱가포르 등 3개국이 포함돼 있다. 신흥시장 지수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26개국이 포진했다.

[MSCI 선진지수 요원]①최순실 게이트로 미끄러지고 라덕연 게이트로 엎어지고 원본보기 아이콘

MSCI 개선 사항 미흡해 등재 실패 예견된 수순

한국의 MSCI 관찰대상국 등재는 9년째 도전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4년 MSCI 선진국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된 이후 연도별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를 보면 MSCI의 지적 항목 중 '외국인 투자 여력'을 제외하고 개선된 항목은 없었다"면서 "개선 사항이 부재한 상황에서 연이은 등재 실패는 사실상 예견된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은 MSCI 시장 분류에서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정보흐름 ▲청산 및 결제 ▲이체성 ▲투자 상품의 가용성 등 6개 항목에서 지적을 받았다.


정부는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외환시장 자유화 수준-외국 금융기관 직접 참여, 개장시간 연장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외국인 등록제 폐지 ▲정보흐름-영문 공시 단계적 확대, 배당절차 개선 ▲청산 및 결제-통합계좌 보고의무 폐지 ▲이체성-외국인 장외거래 규제 완화 등이다.


MSCI가 요구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개방,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한국 지수물 사용 등을 수용하면서 외국인 투자제도 개선, 배당절차 선진화, 외환제도 개편을 연이어 발표하며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관찰대상국 등재는 실패로 결론이 날 것이란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부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평가는 좋지 않다. 지난해 방한한 페르난데즈 MSCI 회장은 "이전(문재인) 정부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논의를 시작했고 현 정부도 이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유의미한 조치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는 보수적인 기관이다 보니 정부의 정책으로 시장이 실제로 개선됐는지 확인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6월 평가에서는 시장 접근성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아 (관찰대상국 등재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MSCI는 시장의 제도 개선이 비가역적으로 확정됐을 때 승격 작업을 진행하는 보수적 행보를 그동안 보여왔다"라면서 "따라서 아직은 계획 혹은 방안 상태에 있는 제도 개선 과정만으로 와치리스트에 넣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국내 자본시장은 이른바 '라덕연 게이트'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 경제의 고질병인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국제 시장에 전파되고 있는 만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014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됐던 요인에 최순실 게이트가 영향을 많이 미쳤다"라면서 "라덕연 게이트로 자본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어 공매도 전면 재개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인데다, 국내 자본시장의 대외 위상도 떨어져 관찰대상국 도전도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이 선진 지수에 편입된 FTSE의 국내 시장에 대한 평가가 저하되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지난해 기준 FTSE의 한국 시장 평가에서 외국인 보유규제, 외환시장, 공매도, 장외거래, 트레이딩 시스템, 결제, 수탁 수준 등의 평가항목에서 '제한' 등급을 받았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 거부권 가닥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국내이슈

  • "눈물 참기 어려웠어요"…세계 첫 3D프린팅 드레스 입은 신부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해외이슈

  • [포토] 중견기업 일자리박람회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포토PICK

  •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란 대통령 사망에 '이란 핵합의' 재추진 안갯속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