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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굶고 있어요"…배달앱 '구걸'에 자영업자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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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사항에 사연 늘어놓으며 외상 간청
"우리가 호구로 보이나" 자영업자들 분통
'별점' 중요한 배달 앱…요청 무시 힘들어

자영업자들이 일부 손님들의 황당한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요청사항 기입란에 사연과 함께 '외상'을 간청하는 방식이다.


22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요즘 꽤 보인다는 배달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음식 주문 내역으로 보이는 종이 사진 4장이 게재됐다.

'카드 현장결제' 옵션을 택한 고객의 명세표를 보면, 특이사항란에 "문자로 계좌주시면 이틀 뒤에 이체해드릴 수 있다. 외상은 어렵겠죠"라며 "안되면 취소해 달라"라는 글이 쓰여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이미지.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이미지.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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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사장님 정말 죄송한데 제가 어제부터 밥을 못 먹어서 그런데 실례가 안 된다면 내일 이체해 드리는 건 힘들까요"라며 "제가 내일 돈이 들어온다"라고 외상을 요청하는 주문도 있었다.


이 외에도 "사정이 있어서 이후에 급여를 받으면 배달비를 포함해 계좌 이체하겠다. 리뷰(후기) 참여하겠다", "임신한 아내가 사흘째 밥을 못 먹고 있다. 돈은 25일에 갖다 드리겠다" 등 사연을 늘어놓으며 간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외상 요구를 하면서도 "미리 문자 넣어달라. 통화하지 말라"며 추가 메시지를 전송하는 뻔뻔한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글을 본 자영업자들은 "돈 없는 사람이 배달비 4500원짜리 앱으로 주문하는 게 말이 되냐", "신종 구걸 수법 아닌가", "얼마나 자영업자를 호구로 보는 건지" 등 분노를 토로했다.


'별점' 때문에…무리한 요구 시달리는 자영업자들
2021년 배달앱 리뷰, 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21년 배달앱 리뷰, 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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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배달 앱에는 음식 주문 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요청사항 기입란이 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의 요청사항이 갈수록 도를 넘으면서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전에는 음식을 주문하면서 사이드 메뉴 '서비스'를 강요하는 요청이 다수 올라와 자영업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앞서 배달앱 '배달의 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사장님광장'이 지난해 5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곤란한 손님 요청 1위로 '당당하게 사이드메뉴 서비스를 요청하는 경우'(59.9%)가 꼽혔다. 한 자영업자는 "감자튀김 1개를 시키면서 케첩 10개를 달라는 손님도 있더라"라고 토로했다.


아무리 도를 넘은 요청사항이라고 해도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요구를 무시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배달 앱은 손님들의 별점 리뷰가 앱 화면 내 노출도와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자칫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가 '별점 테러'를 당할 위험이 있다.


실제 자영업자들은 별점 리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6월 정의당 '6411 민생특별위원회'에서 실시한 '배달앱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배달 앱 이용 자영업자 중 74.3%는 '리뷰와 별점이 매출에 영향을 준다'라고 답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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