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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 자제하랬더니…여행지·카페서 '싸강'듣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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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 째인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 째인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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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어차피 사이버 강의니까 제가 어디 있든 상관은 없잖아요."


서울 소재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A(22) 씨는 최근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대면 수업 개시일이 2주 더 연장된다는 공지를 받았다"면서 "노트북, 와이파이만 있으면 수업을 들을 수 있으니 '국내 여행을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동기들 중에는 제주도로 여행을 가거나 호텔에서 쉬면서 수업 때에만 접속하는 애들도 있다"면서 "몇 달째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못 하고 답답했는데,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은 여행을 가도 괜찮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 연기를 결정했던 일부 대학들은 지난 16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각 대학들은 잇따라 온라인 강의 기간 연장을 결정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대학생들은 2020학년도 1학기의 한 달 가량을 온라인으로 수강하게 됐다.


이 가운데 일부 대학생들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카페, 여행지로 몰려들고 있다. 대학들이 실시간 화상 수업이나 동영상 업로드 방식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장소 제약 없이 수강이 가능한 점을 이용한 셈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각 대학에 4주 이내의 개강 연기를 권고한 데 이어 각 대학에 재택 수업을 원칙으로 할 것을 당부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0학년도 1학기 대학 학사운영안'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코로나19 종식 시까지 (대학에서) 등교에 의한 집합 수업을 하지 않고 재택수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며 "전국의 대다수 대학들은 개강 일자를 2주간 연기했지만 최근 코로나 19의 전국적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학사 운영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숙명여대 등 대학들은 당초 3월 말까지였던 온라인 강의 기간을 2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서강대·서울시립대도 지난 20일 비대면 수업 시행 기간을 2주 연장했다.


서강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과 등교수업 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위험을 방지하고자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2주 연장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서강대 측에 따르면 오프라인 수업은 내달 13일 시작될 예정이다.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내달 6일부터 대면 강의를 개시할 방침이며, 포스텍의 경우 오는 27일까지 예정됐던 재택 수업을 5월1일까지 연장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 째인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서울 주요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실시한 지 이틀 째인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대학생 및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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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생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필요성을 인지한다면서도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인근 카페 등 외부 공간에서 사이버 강의를 수강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학생 B(25) 씨는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라더니 그게 벌써 세 달째"라며 "이런 상황에서 집에서 수업까지 듣자니 너무 지겨워서 카페를 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B 씨는 이어 "학교 근처 카페여서 그런지 온라인 강의 듣는 학생들로 꽉 차 있더라"라며 "음료를 마실 때는 마스크를 벗긴 하지만, 강의 듣는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언제까지고 외출을 안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역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온라인 강의 방식을 채택했음에도 여전히 빈틈이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 두기', '잠시 멈춤' 캠페인의 경우 권고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30대 직장인 C 씨는 "개학·개강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를 하는 게 놀러 다니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면서 "대학생이라면 어느 정도 시민의식을 갖춰야 하는 성인인데, 생각이 짧은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 실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상당 기간 코로나19 유행과 확산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일상 방역' 참여가 없다면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 반장은 "야외활동을 참고 있는 많은 분이 답답하시겠지만 힘드시더라도 이번 주말도 조금만 더 '사회적 거리두기'에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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