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론] 미국 주식시장 베어마켓 진입의 의미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시론] 미국 주식시장 베어마켓 진입의 의미
AD
원본보기 아이콘

주가지수가 20% 이상 하락하면 베어마켓(약세장)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미국 대표 주가 지수인 S&P500이 고점에서 30%나 하락하는 등 주요 주가지수가 20% 이상 떨어졌다. 주가 하락 이후 경기 수축 국면에 접어들면 주가 하락 폭은 더 깊어질 수 있다.


1965년 이후 주가와 경기의 관계를 보면 주가 정점이 경기 정점과 동행한 경우도 있었지만, 보통은 주가가 경기에 2~11개월 선행했다. 그리고 경기 정점 이후 주가가 평균 11개월 걸쳐 23% 더 하락했다. 문제는 주가가 이미 정점을 쳤고 조만간 경기도 정점을 기록하고 미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것인가에 있다.

미국 경기의 기준순환일(구체적으로 경기 저점이나 정점이 발생한 월)은 전미 경제연구소(NBER)에서 발표한다. 그러나 경기 정점 여부를 판단할 때 여러 경제지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발표 시기가 실제 정점을 기록한 월에 비해서 평균 8개월 정도 늦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가 현재 경기를 판단해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대표적 경제지표다. 현재 21만건 안팎으로 거의 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조만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어려워지거나 그렇게 예상된다면 미국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이 감소하면 가계 소득과 함께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미국의 소비함수를 추정해보면 가처분 소득이 1% 감소할 때 소비는 0.86%나 줄었다. 이번에는 그 효과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소비지출의 69%를 차지하는 서비스 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가계의 소비지출은 내구재 9%, 비내구재 20%, 서비스 69%로 구성됐다. 우리나라는 각각 10%, 31%, 59%이다. 미국 서비스 소비지출 비중이 우리보다 10%포인트 높다.


주가 하락도 소비를 감소시킨다. 소비함수 추정에서 주가지수(S&P500)가 1% 하락하면 소비가 0.01% 줄었는데, 주가가 30% 정도 하락했으니 소비는 0.3% 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미국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비중이 46% 정도로 높아진 만큼 주가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조만간 주택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역자산효과로 소비 감소 요인이 될 것이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소비가 줄면서 이르면 2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주가 급락과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미국 정책 당국은 더 과감하게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펼칠 것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2007년 GDP의 63%였던 연방정부 부채가 지난해에는 105%로 급증했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지출 능력이 크지 않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정부 부채 증가를 억제할 가능성도 높다. 통화정책도 한계가 있다. 2008년 위기 전후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0%로 인하하고 양적 완화를 통해 3조달러 이상의 돈을 찍어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3월에 두 번의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금리를 1.5%포인트 인하했다. 이제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0.00~0.25%다. 또 다른 양적완화를 단행하겠지만, 가계와 기업도 소득에 비해서 부채를 줄여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베어마켓에서도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특히 5월 들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속도가 둔화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경기와 주가의 관계를 고려하면 일시적 랠리일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발표될 각종 경제지표 특히 소비관련 지표를 면밀히 관찰하며 대응해야 할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강형욱 해명에도 전 직원들 "갑질·폭언 있었다"…결국 법정으로? 유명 인사 다 모였네…유재석이 선택한 아파트, 누가 사나 봤더니 '엔비디아 테스트' 실패설에 즉각 대응한 삼성전자(종합)

    #국내이슈

  • "50년전 부친이 400만원에 낙찰"…나폴레옹 신체일부 소장한 미국 여성 칸 황금종려상에 숀 베이커 감독 '아노라' …"성매매업 종사자에 상 바쳐" '반려견 대환영' 항공기 첫 운항…1천만원 고가에도 '전석매진'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딱따구리와 나무의 공생 [포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방한 [포토] 고개 숙이는 가수 김호중

    #포토PICK

  • 현대차, 中·인도·인니 배터리 전략 다르게…UAM은 수소전지로 "없어서 못 팔아" 출시 2개월 만에 완판…예상 밖 '전기차 강자' 된 아우디 기아 사장"'모두를 위한 전기차' 첫발 떼…전동화 전환, 그대로 간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국회 통과 청신호 '고준위방폐장 특별법' [뉴스속 용어]美 반대에도…‘글로벌 부유세’ 논의 급물살 [뉴스속 용어]서울 시내에 속속 설치되는 'DTM'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