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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 정상회담 참석 4대그룹…"경협전 사전점검 성격" 신중한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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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속 돌발 상황 우려 부담 커, 실질적 경협 논의 보다는 북한 실상 파악에 주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평양 남북 정상회담 특별 수행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포함되면서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재계는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총수들이 북한에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교류하며 투자할 만한 가치를 따져볼 사전 점검의 성격이 크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4대 그룹 수뇌부를 비롯한 특별수행단은 청와대 인근에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방북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
17일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 측에서 제시한 일정에 맞춰 북한 당국자와 논의할 만한 주제를 사전에 확인하고 준비하는 것으로 방북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북 제재 상황에서 북한 측의 투자 요청 등 민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이에 따른 대처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4대 그룹은 청와대 측의 특별수행단 참여 요구 직후 관계 임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관련 내부 회의를 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여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경협을 논의하기보다는 북한의 실상을 파악하는 등 사전 점검의 기회로 삼는 식으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과거 정상회담과는 달리 이번에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진행 중인 만큼 실질적인 경협안을 놓고 논의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가 4대 그룹 수뇌부의 방북 소식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 금지한 '특정 분야 제품'을 비롯한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논평을 내놓으며 방북 자체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A그룹사의 고위 임원은 "북한 측에서 4대 그룹 총수들을 특별수행단에 포함시키기를 요구해온 만큼 북한 측의 실질적인 경협 요구 사안이 있을 것으로 전망돼 부담이 커졌다"면서 "4대 그룹 모두 글로벌 기업인 만큼 안보리 제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말 하나, 행동 하나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그룹 모두 남북 경협과 인연이 깊다. 삼성과 LG는 지난 2000년대 초 북한 전자업체인 ‘대동강TV’에 브라운관 TV 생산을 맡긴 바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평양에 생산시설을 두고 점퍼ㆍ스웨터 등 대북 의류 임가공 사업을 진행해온 바 있다.

현대차 그룹은 계열사 현대건설이 대북경수로 원전 주설비 공사, 금강산 면회시설, 평양 유경 정주영 체육관을 건립하는 등 수천억원 규모의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포스코는 대북제재 이전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고 현대상선과 함께 훈춘에 물류단지를 조성했다. SK는 SK에너지, SK인천석유를 통해 북한에 약 160여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해왔다.

현대그룹은 남북 경협 사업에 가장 활발히 나서며 ▲금강산ㆍ백두산 관광 사업 ▲개성공단 개발 ▲남북 물류 사업 등에 앞장선 바 있다. 4대그룹 대부분이 직접 투자 보다는 북한측에 하청 등을 주는 간접 투자 또는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등에 국한돼 왔다.

4대그룹의 경협 사업은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때문에 재계는 이번 방북이 바로 경협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북한의 현 상황과 투자 가치 등을 따져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고위 관계자는 "이번 재계 특별수행단은 남북 간 본격적인 경협 시대를 대비해 주요 대기업 총수가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인적으로 교류하면서 투자할 만한 가치를 따져볼 사전 점검의 성격이 크다"면서 "아직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남북 관계 회복의 상징성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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