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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증가하는 정보보호 산업 분쟁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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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승우 단국대 교수

손승우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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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연결'과 '공유'를 근본으로 한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본격화되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진일보하게 될까. 기술 발전을 뛰어넘는 위협으로부터 우리는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을까.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ㆍ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ICT의 명칭만 생각해봐도, 이들이 가져올 양면의 모습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차량ㆍ스마트폰ㆍ전자제품ㆍ옷ㆍ가구 등 생활 곳곳에 마이크로 컴퓨터가 기본적으로 탑재되고, 기기들이 상호 연결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 이렇게 네트워크로 실시간 소통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을 타깃으로 한 해킹과 같은 보안 위협도 증가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테슬라 사례에서와 같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ㆍ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와 같은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만약 ICT가 접목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하거나 계약 조건이 달라져 피해를 입는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용자 권리는 어디서 보호받을 수 있을까. 정보 보호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ㆍ이용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 내 '정보보호산업분쟁조정위원회'가 2016년 문을 열었다. 방화벽ㆍ백신ㆍ블랙박스ㆍCCTV뿐 아니라 홈ㆍ가전ㆍ바이오인식ㆍ의료ㆍ금융 등 정보 보호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해 발생한 사업자 간의 분쟁과 소비자에게 발생한 피해를 구제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위원회에서 접수한 분쟁 조정 건수는 2016년에는 4건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2건으로 늘었다. 다양한 산업 분야가 ICT와 접목되면서 정보보호산업과 관련한 분쟁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협소한 시장 규모나 제도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고려하더라도 빠른 증가세라고 볼 수 있다.

일례로 최근 차량용 블랙박스의 터치스크린 패널을 납품하는 한 업체가 일부 불량 패널로 발생된 손해를 배상해달라고 분쟁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핀테크 등 간편결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카드결제 단말기(POS)가 해킹되어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카드사가 결제 단말기 납품 및 유지보수 업체를 상대로 책임소재에 대한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처럼 정보사회가 고도화되면서 예측불허의 새롭고 다양한 정보 보호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사업자 간 그리고 소비자 사이에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법률 분쟁이 발생하면 분쟁 당사자들은 관련 소송을 진행하느라 경제적ㆍ시간적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과도한 부담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이 '조정'이며, 이를 대안적(소송외적) 분쟁해결제도(ADR)라고 한다.

조정은 소송보다 신속한 분쟁 해결을 기대할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하며 절차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정보보호산업과 같이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또 조정은 비공개로 진행되므로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결과 같이 일도양단(一刀兩斷)적이지 않은 유연함을 갖고 있다. 합의 후에도 우호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 발전이 가속될수록 관련 분쟁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정보 보호 제품에 대한 특허 침해, 유지ㆍ보수 대가 미지급 피해, 보안 제품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이나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스스로의 권리를 보호하고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받기 위해서라도 분쟁 조정과 같은 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손승우 단국대 법대 교수, 정보보호산업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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