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뉴욕에서 만나는 우리 기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을 사전 통관하는 등 단기 처방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제3국이나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등 미국 정부의 바뀐 통상기조에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소 수출기업들은 여기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반덤핑이나 세이프가드 조치는 태양광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면 대기업들이 주된 표적이 되고 있으며 중소기업 제품은 해당사항이 적거나 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응하면서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필자는 반덤핑 제소를 당한 기업 관계자로부터 "미국에서 제품 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덤핑관세의 일부를 부담하더라도 한국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거래선이 상당수"라는 말을 들은 적 있다. 경쟁력이 뛰어나면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시장의 급격한 충격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품질에 국한하지 말고 제품 디자인, 패키지 등은 물론 한류와 같은 감성과 문화 코드를 덧입혀 문화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도 펼쳐야 한다.
우리 제품의 정확한 포지셔닝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1위(19조4000억달러), 인구 세계 3위(약 3억3000만명), 국토면적 세계 3위의 거대 시장이면서도 전 세계의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여 있는 나라다. 지역별로 기후와 문화도 다르고 주 별로 법과 규정도 상이하다.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공략해야 할 시장의 폭과 깊이가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 결국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주요 구매 고객층을 세밀하게 분석해 우리 제품을 정확하게 포지셔닝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장석민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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