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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카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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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정치부 차장] 정치가이자 변호사, 혁명가인 피델 카스트로(1926~2016). 지난 2011년 공산당 제1서기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무려 52년간 쿠바를 실질적으로 통치했다. 중남미 공산혁명의 상징이던 그는 90세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반미 감정을 풀지 못했다.

생전 카스트로는 적극성과 자기수양을 강조했다. 뛰어난 웅변력과 탁월한 정치 감각으로 수많은 지지 세력을 일궜다. 반정부 활동 시절, "역사가 나를 사면할 것"이란 자기변론으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하지만 모순된 인간이었다. 공정한 분배를 앞세웠지만 권좌에 오른 뒤 권위주의적 관료체제를 고수했다. 복수정당제를 거부했고, 모든 보도매체를 정부가 통제했다. 또 반미의 선봉에 섰으나 미국이 종주국인 야구를 광적으로 사랑했다.

동생 라울 카스트로(86)는 2008년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받으며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3월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열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이렇게 60년 가까이 쿠바를 통치해온 카스트로 형제의 정권 이양 절차는 최근 시작됐다.

그런데 우리에게 '형(兄)' 카스트로는 '쿠바 미사일 위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최근 북핵ㆍ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면서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사건이다. 1962년 옛 소련이 쿠바에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 미사일을 배치하자 세계는 발칵 뒤집혔다. 카스트로 정부의 안전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소련이 쿠바에서 핵무기를 철수하면서 위기는 가까스로 종결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으로 꼽혔던 쿠바의 미사일 위기를 막은 건 카스트로가 아닌 존 F 케네디 당시 미 대통령이었다. 단호한 결의와 유연한 외교로 군부의 강경론을 눌렀다.

하지만 케네디도 처음에는 조급했다. 식민지나 마찬가지였던 쿠바에 공산정권이 들어선 현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1960년 쿠바인 망명자로 구성된 특수부대를 파견해 카스트로 정부의 전복을 꾀하다 실패하자 민심은 오히려 흉흉해졌다.

쿠바 미사일 위기와 북한 미사일 위기는 미 본토에 대한 핵 위협이란 점에선 유사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배경과 주체, 전개 과정에선 오히려 어느 하나 닮은 데가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성숙한 리더십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의 위기는 더 큰 불안을 조장한다. 거부할 수 없는 '포석'으로 협상의 물꼬를 트는 신의 한 수는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오상도 정치부 차장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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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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