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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호주 간판기업 공격…다급해진 정부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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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P빌리턴에 증시 런던으로 통합하고 미국 내 자산 분리 요구…재무장관 성명내고 반발

폴 싱어 엘리엇 창업주

폴 싱어 엘리엇 창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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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삼성의 지배구조를 문제삼아 공격적인 경영 개입을 시도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이번엔 호주 간판기업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엘리엇의 이같은 움직임에 호주 정부가 즉각 나서 방어태세를 갖추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호주 대표 기업인 BHP빌리턴이 시드니와 영국 런던에 이중 상장하고 있는 BHP 주식을 런던 쪽으로 통합하고, 미국 내 석유 자산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이런 조치가 취해질 경우 BHP의 주식 가치가 5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BHP 경영진은 이중 상장구조를 통합할 경우 2억5000만달러(약 2830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 반해 소요 비용은 13억달러(약 1조47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이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엘리엇 관계자들은 이번주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을 방문해 BHP 측에 이 같은 요구를 재차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에너지기업인 BHP는 1885년 멜버른에서 설립된 뒤 호주 내 시가총액 2위, 런던 주식까지 더하면 호주 최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호주 정부는 2001년 호주 증시 상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BHP와 영국 광산기업 빌리턴PLC의 합병을 승인했다.

현재 이 기업은 호주에서 1만6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주주만 50만명에 육박한다. 호주에서 운용되는 펀드 대부분이 BHP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정부가 BHP로부터 거둬들인 세금과 로열티 등은 지난해 기준 155억호주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등 지난 10년간 총 650억호주달러(약 54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BHP는 2015-16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에 유가와 철광석 가격 하락으로 63억9000만달러(7조2000억원)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가 지난해 하반기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BHP가 호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탓에 엘리엇의 압박이 강화되자 정부도 적극 발 벗고 나섰다. 스콧 모리슨 재무장관은 3일 오후 성명을 통해 "BHP를 호주 증시에서 철수하는 것은 국익에 반하는 것"이라며 "BHP와 빌리턴의 합병 당시 약속대로 회사 자산을 호주에 상장해 놓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리슨 재무장관은 BHP 측에도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BHP 측이 합병 조건을 지키지 않고 엘리엇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법에 따라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엘리엇의 요구대로 BHP가 증시를 단일화하고 미국 자산을 분리할 경우 회사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억만장자 폴 싱어가 운영하는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삼성물산 의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며 큰 파장을 일으켰고, 작년에는 삼성전자 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사업회사를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하라고 요구하는 등 삼성 경영에 지속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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