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수조원의 낙찰가가 예상되는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전이 4일 오후 미래창조과학부의 주파수 할당 계획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 막이 오른다.
미래부는 이날 경매대상 주파수, 주파수 겸애 방식, 최저 입찰가격 및 조건, 주파수 이용 기간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오는 4월 700메가헤르쯔(㎒) 대역에서 40㎒폭, 1.8㎓에서 20㎒폭, 2.1㎓에서 20㎒폭, 2.6㎓대역에서 40㎒폭과 20㎒폭 등 총 140㎒폭에 대해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할당할 계획이다.
◆2.1㎓주파수 재할당대가, 이통3사 '동상이몽'=이날 주파수 경매 토론에서 핵심 이슈는 2.1㎓의 재할당대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할당대가의 수준에 따라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경매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가 모두 2.1㎓ 주파수에 욕심을 내고 있으나 변수는 남아있는 2.1㎓ 주파수의 재할당대가가 쥐고 있다. 정부는 올해 말로 사용기간이 끝나는 2.1㎓ 주파수 대역에서 SK텔레콤과 KT가 LTE와 3세대(G) 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각각 40㎒폭은 재할당하고 20㎒폭만 경매를 치른다.
LG유플러스는 미래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전파법에 따라 재할당대가를 경매가와 연동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 주장을 받아들여 100% 연동한다면 SK텔레콤과 KT는 마음놓고 경매가를 올리지 못하게 된다. 재할당대가에 부담이 없는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서게 된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KT는 공정한 조건으로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연동을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재할당 대가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경매 참여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과 KT간에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경매로 나오는 2.1㎓ 주파수 20㎒폭은 당초 SK텔레콤이 3G에서 용도를 바꿔 사용하던 것이다. SK텔레콤은 KT에 비해 이 주파수에 강한 욕심을 내고 있으며 LG유플러스와 끝까지 경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경매 가격을 올려놓으면 2.1㎓에서 KT의 재할당대가도 함께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에 KT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경매를 통해 20㎒을 할당받는 사업자와 그렇지 못하는 사업자간에 재할당대가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매 참여제한 이뤄질까?=미래부가 공개할 주파수 경매 계획에서 주목되는 분야는 경매 참여 제한이다.
KT 관계자는 "광대역 주파수를 어느 한 곳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제한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40㎒폭으로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한 주파수는 2.6㎓와 700㎒다. 또 2.1㎓를 확보한 이통사도 기존 주파수와 붙여서 40㎒폭의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KT의 주장대로라면 2.1㎓ 주파수를 획득한 이동통신사는 700㎒나 2.6㎓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SK텔레콤고 KT는 2.6㎓대역에 LG유플러스의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2.6㎒에서 40㎒폭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LG유플러스가 40㎒폭을 추가로 확보한다면 총 80㎒폭을 갖게 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단일 주파수 대역에서 80㎒폭의 주파수를 보유한 이통사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2.6㎓대역 참여 제한에 대해 LG유플러스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미래부가 받아들일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6㎓는 2.1㎓에 이어 두번째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파수다.
SK텔레콤과 KT 입장에서 2.6㎓는 아직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은 주파수여서 투자비가 많이 든다는 점에서는 2.1㎓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6㎓ 역시 전세계적으로 LTE 주파수 용도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대역이기 때문에 트래픽이 집중되는 도심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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