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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넌 아파트를 짓냐 난 브랜드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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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잘 지어도 내 '힘' 없인 無名주택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분양시장에서 아파트 브랜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건설사들이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게 아니다. 그만큼 브랜드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진 상태다.
분양이 잘되지 않던 지역에서도 대형건설사의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분양을 하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다. 또한 기존에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인근의 비브랜드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도 금세 소진된다.

실제 경기도 용인 동천동의 '래미안 이스트팰리스'는 삼성 브랜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시세는 6억2000만원으로 인근의 같은 면적 '써니밸리'의 4억4250만원보다 1억7000만원 이상 비싸다.

요즘 뜨겁게 달아오른 위례신도시 아파트의 경우도 한 때 미분양 물량이 많았으나 2013년 6월 현대 힐스테이트와 삼성 래미안 아파트가 분양되고 1순위에서 수십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되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미분양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인근에 마주보고 있는 아파트도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면 가격이 달라진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송파 한양아파트 84㎡는 6억3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오지만 마주한 송파 삼성래미안은 전용 79㎡가 6억8000만원선, 87㎡가 7억3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와있다.

특히 대형사의 브랜드 아파트의 가치는 입주 후에 더 빛을 발한다. 광교신도시에서 2010년 5월 분양한 '광교 e편한세상' 전용면적 120㎡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390만원이다. 이 아파트의 현재 가격은 8억2000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1억5000만원이 올랐다.

반면 2009년 11월 같은 지역에서 3.3㎡당 1347만원에 분양했던 '광교오드카운티'는 현재 6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시점의 분양가는 엇비슷했지만 입주 후 두 아파트의 가격은 1억4000만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는 아파트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았다. 브랜드 아파트는 2000년대 이후 유행처럼 등장했다. 과거에는 대부분 건설사 이름을 딴 'OO아파트' 일색이었다. '현대아파트', '청구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후반들면서 건설사의 이미지를 내세운 세련된 이름을 붙인 브랜드 아파트가 등장했다. 타워팰리스, 트럼프월드 등의 명칭도 이때 나왔다. 2000년에 접어들면서 삼성물산이 처음으로 '래미안'을 내놓았고, 이어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을 런칭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이파크', GS건설이 '자이', 대우건설이 '푸르지오', 포스코건설이 '더샵'을 경쟁하듯 내놓으면서 브랜드 아파트 전성시대가 개막했다.

권일 부동산 인포 팀장은 "인지도 높은 브랜드 아파트는 비브랜드 아파트보다 청약경쟁률이나 향후 시세상승 등에서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머니몬스터]넌 아파트를 짓냐 난 브랜드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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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파트 시세를 보면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가 월등히 높다.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최근 10년간 전국의 브랜드 아파트 3.3㎡당 가격을 비교분석한 결과 브랜드 아파트의 가격이 일반 아파트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3㎡당 평균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 래미안으로 1630만원이 전국 평균가격이었다. 다음으로 GS건설의 자이가 1285만원,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1130만원,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1024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중견 건설사들은 호반베르디움이 1011만원, 한라비발디 816만원, 한양수자인 904만원 등이었다.

각 지역별로도 선호하는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서울의 경우 래미안보다 자이의 가격이 높았다. 자이가 3.3㎡당 2367만원인 반면 래미안은 1901만원이었고, e편한세상 1882만원, 푸르지오 1526만원선이었다.

경기도에서는 래미안이, 부산에서는 자이, 대구에서는 e편한세상, 인천에서는 푸르지오가 가장 비싼 브랜드인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시의 경우 대형건설사들의 유명 브랜드 입점이 적은 탓인지 호반베르디움이 현재까지 가장 비싼 브랜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즉 자신이 사는 집의 이름은 곧 자신의 신분을 상징하는 시대가 됐다"면서 "이제 아파트는 기본이고 사는 지역까지 브랜드타운으로 형성된 곳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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