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부터 지난 5월까지 15년간 국토교통 통계누리의 국내 승용차 규모별 구성비를 비교 분석해 보면 중대형 차량 비중은 85.2%에 달하는데 대형차량은 8.9%에서 26.2%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아파트 문콕'으로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좁은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 때문에 입주민간 다툼의 사례가 부지기수로 등장한다. 영종도에 위치한 H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새로 구입한지 두달된 차량의 문에 큰 상처가 생겼다"며 "CCTV를 확인했지만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고 마음의 상처를 드러냈다.
이처럼 단지 내 주차장에서도 '문콕' 사고가 잦자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아파트 주차장에 새로운 색을 입히는 등 특화 설계에 나선 것.
특히 최근 발생한 여성을 겨냥한 지하 주차장 내 사고 등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주차장 조명을 밝히는 등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GS건설이 평택 동삭2지구에서 11월 분양하는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는 기존 규격보다 10~20㎝ 더 넓어진 2.4~2.5m 주차장을 전체 주차 공간의 85% 이상 제공한다.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는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로 설계돼 지상 주차공간을 최소화시키고 차로와 보행로를 분리해 단지 내 교통사고 위험을 최소화했다. 또 주차 후 인근 기둥 비상벨에 입주자 카드를 터치하면 가구 내 월패드를 통해 주차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 입주민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자이 더 익스프레스 2차는 전용 △59㎡ 279가구 △72㎡ 318가구 △75㎡ 104가구 △84㎡ 608가구 △98㎡ 138가구, 펜트하우스 △103㎡ 6가구 △113㎡ 6가구로 총 1459가구로 구성됐다.
서울 왕십리역 인근에서 분양하는 '서울숲리버뷰자이'도 광폭 주차공간으로 설계된다. 특히 지하 주차장에 LED Race-Way(몰드바일체형) 조명이 설치돼 기존 LED 등기구 대비 조도개선효과가 크고, 30%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 이 단지는 전용 59㎡의 중소형부터 141㎡의 펜트하우스까지 다양한 타입을 갖췄으며 이 달 분양 예정이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충주'도 차량크기의 변화를 반영해 주차 공간의 폭을 2.4m로 넓혔다. 벽에 색면을 설치하고 바닥에는 횡단보도를 표시해 보행자의 안전한 동선을 확보했다. e편한세상 충주는 전용 59~84㎡ 총 1455가구로 구성됐으며 현재 분양 중이다.
지난 10월 분양한 반도건설 '다산신도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에도 지하주차공간 일부에 광폭 주차장을 적용해 여성 운전자와 초보 운전자들의 편의를 배려했다. 1085가구 전 세대가 전용 82~84㎡ 중소형 타입으로 구성됐다.
길음뉴타운에서 삼성물산이 막바지 물량으로 이달 분양하는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는 주차장 내 주차위치 확인 및 비상호출이 가능한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용 59~109㎡로 전체 2352가구 중 일반분양은 336가구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부만 주차 폭을 넓힌 광폭 주차장으로 설계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분양 아파트는 전체 주차공간을 넓혀 입주민들이 '문콕'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했다"면서 "실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하 주차공간의 안전 및 편의성이 아파트 차별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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