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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차등 의결권제 두고 정부와 또 일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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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 경제위기 후 감원, 공장 폐쇄 등의 문제로 사사건건 정부와 충돌했던 프랑스 르노 자동차가 오는 30일(현지시간) 주주총회에서 정부와 또 한판 일전을 치를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정부가 통과시킨 장기 투자자에게 차등 의결권을 부여하는 플로랑주(Florange) 법 때문이다. 플로랑주법은 주주 3분의 2 이상 반대가 없으면 주식을 2년 이상 보유한 장기 투자자에게 자동적으로 의결권이 두 배로 확대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총 시즌을 앞두고 이 차등 의결권 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시켜 소액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지분율이 높은 일부 기업들은 정부의 지배력이 확대될 수 있어 주총에서 플로랑주법 시행을 막고 1주당 1의결권 원칙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오는 28일과 30일 주총을 개최하는 에너지회사 가즈드프랑스(GDF)와 르노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특히 르노 주총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GDF의 경우 정부 지분율이 33.3%여서 사실상 내년 플로랑주법의 시행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GDF의 게라드 메스트랄 CEO도 장기 투자자들의 의결권이 두 배로 확대되는 안을 저지할 힘이 없다며 1주당 1의결권 안건이 아마 거부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사정이 다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8일 12억3000만유로를 투입해 르노 지분율을 기존 15%에서 20%로 끌어올렸다. 플로랑주법 내년 도입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르노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소집해 정부가 지분율을 높인 것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GDF와 르노 외에도 BNP파리바, 크레디트아그리꼴, 로레알, GDF, 뱅시, 비방디 등 11개 프랑스 대기업들이 올해 주총에서 내년 플로랑주법 도입을 막으려하고 있다. 건설회사 뱅시의 경우 지난 14일 주총에서 99.3%의 찬성으로 1주당 1의결권 안을 지켜냈다. 뱅시는 내년에도 플로랑주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플로랑주법 반대론자들은 이 법이 대주주의 이익을 보호해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프록시인베스트의 로익 데시앙 이사는 "2배 의결권은 지배 주주들이 회사의 경영권을 보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제도인 반면 소액 주주들의 권리를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트러스트 액티브 인베스터는 플로랑주법 저지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데 독일·영국ㆍ스위스 등 다양한 국적의 19개 기관투자자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피트러스트의 데니스 브랑슈 파트너는 "플로랑주법이 프랑스 시장 이미지를 나쁘게 것"이라며 "소액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투자에도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는 점차 확산돼 최근 이탈리아도 도입했다고 FT는 설명했다. 프랑스 대표 주가 지수인 CAC40에 포함된 기업 중에서도 22개 기업은 이미 장기 투자자에게 의결권을 더 많이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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