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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보다 더 치솟는 밥솥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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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작년에 결혼한 P(30)씨는 신혼집에 들여놓을 전자제품을 고르면서 결혼비용 지출 계획을 다시 짜야 했다. TV나 냉장고 등 대형가전 제품들이 비싼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밥솥 같은 소형가전 제품들도 예상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서다. 10만원대 정도면 충분히 구매가 가능할 줄 알았던 밥솥이 최신 제품은 60만~70만원까지 한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했다.

국내 유력 밥솥 회사들이 제품 가격을 매년 인상, 소비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업체들은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밥솥 업체들의 실적이 매년 크게 증가하는 등 고가 정책에 대한 이득을 고스란히 챙기고 있어 가격 인상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밥솥 점유율 1위 회사인 쿠쿠전자가 내수용으로 출시한 주요 IH압력밥솥의 지난해 평균 가격은 약 25만원 내외다. 이는 2012년 평균인 16만원 대비 50% 이상 증가한 가격이다.

쿠쿠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리홈쿠첸의 IH압력밥솥 역시 2012년 17만원가량이었지만 지난해 21만원대로 가격이 올랐다. 최근에는 60만~70만원대의 고가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그동안 압력밥솥 시장의 주류였던 열판압력밥솥을 대체하는 IH압력밥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밥맛이나 위생, 편의성 등이 개선된 제품이 출시됐고, 가격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IH압력밥솥은 내솥의 아래 부분만 가열해 밥을 하는 열판 압력밥솥과 달리 전자기 유도 가열(Induction Heating) 방식으로 내솥 전체를 가열할 수 있어 밥맛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쿠쿠전자 측은 "기능이나 소재 등이 업그레이드된 프리미엄 제품이 증가하면서 점차 판매단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압력밥솥시장을 쿠쿠전자와 리홈쿠첸 두 회사가 과점하면서 가격 결정권이 소비자가 아닌 업체로 넘어간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점유율 65%를 차지하고 있는 쿠쿠전자가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어 쿠쿠전자가 밥솥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도 따라서 올리는 현상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쿠쿠전자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10여년 이상 국내 밥솥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하는 만큼 제품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되면서 쿠쿠전자는 14% 내외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며 올해는 16%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삼성전자(10.1%)나 LG전자(1%) 등 대형 전자업체들보다도 현격하게 높은 이익률이다.

쿠쿠전자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123억원의 대규모 배당을 실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쿠쿠전자는 대주주인 구본학 대표이사 일가의 지분율이 75%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마진 제품인 IH압력밥솥의 점유율이 전체 밥솥 시장에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다 업체들은 매년 제품 판매단가를 올리는 추세"라며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회사의 실적은 더 좋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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