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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분야 M&A 실적 '글로벌 34건 vs 국내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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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네이버 자금 충분하지만 몸 사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34건 vs 1건'

해외와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실적이다. 메신저 경쟁, 모바일 시장 급변, 사물인터넷 시장 급부상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해외 주요 IT기업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한 투자와 인수를 진행하며 앞서 나가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M&A에서는 뒤쳐진 모습이다.
카카오 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지난달 26일 인수합병 계획을 밝혔다. 국내 인터넷 포털업계 2위인 다음이 모바일 1위 카카오를 흡수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카카오가 합병회사의 주체로 모바일이 인터넷을 삼킨 상징적인 사건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다음카카오를 제외한 올해 상반기 국내 ICT기업 전체의 M&A 실적은 제로(0)다. 같은 기간 구글은 사물인터넷 기업 '네스트 랩스'를 32억달러(약 3조39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총 14건의 M&A를 성사시켰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190억 달러(약 19조4750억원)에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와츠앱을 인수하는 등 5건의 M&A에 성공했다. 글로벌 경쟁자들은 한 달에 한두 건 이상의 빅딜을 성사시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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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M&A에 나서는 이유는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구글ㆍ페이스북은 무인기(드론)ㆍ무인자동차ㆍ가상현실 기기 등 기존 사업과는 관련성 없어 보이는 분야에 도전하는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다음 시대에 이들 기업을 먹여 살릴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구글은 이른바 '넥스트 스마트폰'에 대한 해법을 찾아 새로운 성장동력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한 건의 M&A도 없었다. 이같은 상황은 시장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30조47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1년 사이 18% 하락한 반면, 구글의 주가는 58% 올랐다.

이들의 M&A는 3년 미만의 신생벤처에 집중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를 꺼리는 투자 행태를 감안하면 공격적인 투자라는 평가다. 구글이 지난 5월 인수한 스택드라이버는 2012년 설립된 신생업체로 직원수 21명의 스타트업이다. 페이스북이 지난 1월 1500만달러(약 160억원)에 인수한 인터넷 토론장 서비스 운영업체 브랜치도 창업 2년차 초기 벤처기업이다.

기술발달이 빠른 IT분야는 특히 M&A에 적극적이다. 조준일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R&D 차원이 아닌 전사적 차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남들과 다른 시각 배양하고 차별적 활용 능력을 강화하는데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렇다보니 지분 투자를 제외한 순수 M&A는 구글이 14건, 페이스북 5건 외 애플과 트위터 야후가 5건, 1건, 9건을 각각 성사시켰다. 페이스북은 올 초부터 리틀아이랩스(1월ㆍ1500만달러), 브랜치(1월ㆍ1500만달러), 왓츠앱(2월ㆍ190억달러), 오큘러스VR(3월ㆍ20억달러), 프로토지오 오이(4월ㆍ비공개)에 인수했다. 인수규모가 220억달러에 육박한다.

구글이 인수한 네스트 랩스는 2012년 모토롤라 인수(125억달러) 이후 구글이 진행한 기업 M&A 규모 중 두 번째로 크다. 중국도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기업들을 사들이는 M&A 블랙홀이다. 국내 게임사들을 사들이고 있는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도 1998년 창업 이후 80건 이상의 M&A를 통해 성장했다.

국내 기업들이 대형 M&A 사례가 없는 것은 자금력보다는 기업문화와 관련이 깊다.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유동자산은 각각 110조, 1조3000억원으로 M&A에 나설 실탄은 갖추고 있다. 국내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혁신보다 모방으로 성장해 온 국내 대형 IT기업들은 도전을 먹고사는 태생적 성향을 부정하며 대형 M&A에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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