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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위기]주요 업종별 2014년 넘어야 할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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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큰 중국' 잡아야 산다

전자, 中 보급형 제품 경쟁 심화
車, 수요 침체…장기적 체질 개선
유화, 중국 수요 위축 최대 리스크
철강, 장기 불황 가격 불투명 여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민규 기자, 최대열 기자, 임선태 기자, 김승미 기자]다가오는 산업 위기,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과거 외환위기나 금융위기가 방만한 경영이나 금융 부실 등 산업 외부의 요인에서 온 위기였다면 지금의 위기는 성장성 한계 등 산업 내부의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더더욱 착실한 준비가 필요하다.

◆전자·전기=2014년은 전자·전기산업에도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성장은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TV 등 주요 제품에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세계 시장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의 성향이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하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28%를 차지하는 중국의 롱텀에볼루션(LTE) 도입으로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중국 업체들과 삼성전자 간 보급형 제품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중저가 위주로 수요가 형성되면서 원가경쟁력을 갖춘 중국 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경우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동시에 LTE 도입 등으로 고사양 기기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경쟁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국내 자동차산업이 마주한 위기는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내수시장 침체가 장기화해가고 있는 데다 일부 외국계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공동화현상, 그리고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한국철수설(說)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외에서 한국산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전자산업 팀장은 “내수에서는 수입차와 경쟁에서 점차 밀리며 부진한 모습”이라며 “전 세계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신차가 부족한 데다 원화절상 등과 맞물려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녹록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만한 묘수를 내놓기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 팀장은 “최근 3~4년간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상이 오른 건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확보한 데다 가격 경쟁력을 더한 덕분이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당장 이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기보다는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등 장기적인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화학=쌍용그룹 해체 과정에서 벌어진 S-Oil (옛 쌍용정유) 지분 매각.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의 구조조정. IMF 외환위기 당시 정유·화학업계에 벌어진 대표적 구조조정 모습이다. 당시 삼성은 프랑스 토탈과 손잡고 위기를 극복했고, 현대는 적자를 지속하다가 2000년대 초반 LG화학 과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에 분할 인수됐다.

최근 정유업계는 외환위기 당시처럼 구조적인 변화는 감지되고 있지 않지만 경기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수익성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사상 최초로 반도체를 제치고 수출 품목 1위를 기록했던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2위로 내려앉았고, 수출실적 난조로 4대 정유회사 중 지난해 대비 매출액 상승을 이룬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석유화학업계는 중국 정부가 석유화학 제품의 국산화율을 높임에 따라 중국 수요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주요 리스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공급과잉 리스크와 중국 수요 위축이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강·조선=1997년 1월 한보철강을 시작으로 이어진 대형 철강사 부도. 1998년 동국제강은 140t의 부산 제강소를 폐쇄한 데 이어 한국철강 대한제강 , KG스틸 은 생산라인 공장을 폐쇄했다. 이후 철강업계는 수익성이 낮은 자산을 지속적으로 정리하며 업계 내 인수합병(M&A)을 통해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후 제2의 호황기를 겪던 철강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원·달러 환율 급등과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로 주요 철강 수요처들이 생산이 급감하면서 감산 후폭풍이 이어진 것. POSCO홀딩스 는 창립 40년 만에 첫 감산에 들어갔고, 현대제철도 철근 수요로 생산량을 축소했다.

금융위기 후 휘청거린 철강업계는 장기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공급과잉이 심해져 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수익성 개선이 여전히 어려운 데다가 글로벌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철강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여전히 어둡다”며 “국내 철강업체들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한편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는 국내 전후방산업에서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길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때 환율 상승으로 미소 지었던 조선업계는 글로벌금융 위기 이후 해운업체들이 위기에 직면하면서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자금이 말라붙은 선사들의 주문 취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발주 감소, 선가 하락, 금융 지원 축소 등의 3각 파도는 중소조선사를 줄도산으로 내몰고 있다.

성기종 KDB 증권 연구원은 “내년 신조 발주량은 올해보다 20% 감소할 것”이라며 “국내 빅3사는 해양플랜트와 고부가가치선 개발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운송업=올해도 항공·물류·해운 등 운송산업 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장기 불황을 견디다 못해 한진해운 과 HMM 이 자구안을 발표했고, 대한항공 도 부채비율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S-OIL 지분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항공 산업의 경우 중국·일본 여행객 감소와 불황에 따른 화물 물동량 감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위기의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항공수송협회(IATA) 측은 “내년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여객 및 화물 수요의 점진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으나, 원유의 수급 안정 등으로 유가는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동남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가 한국 내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국적 7개 항공사는 초긴장 상태다. 불황에 외국 항공사까지 진입하게 되면 올해 국내 항공산업은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이윤재 한국선주협회 회장은 “우리 스스로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위기관리 능력을 배양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때”라며 “향후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준비를 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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