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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발 '철근 전쟁'…철강업계 우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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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판매 개시…가동 줄어든 설비 활용
강력한 후발주자 등장에 기존 업체들 당혹

철강업계에 때아닌 '철근전쟁'이 시작됐다. 포스코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철근 시장에 뛰어들면서 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막강한 생산 능력에 기반한 가격이나 품질경쟁력으로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껏 철근을 만들어온 철강업체들은 포스코가 철근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 불편하기만 하다. 당장 포스코의 공급량이 많지는 않아도, 포스코가 한 번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향후 철근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수요처인 건설 경기도 부진한데 경쟁자까지 늘어난 형국이다.

포스코발 '철근 전쟁'…철강업계 우려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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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이달부터 포항제철소 내 선재(봉 모양의 강재로 주로 철사의 소재) 설비 1기로 철근 생산을 시작, 판매에 돌입했다. 연 7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지난 5월에는 한국표준협회로부터 KS 인증을 획득했으며, 이어서 제품설명회도 가졌다.


포스코가 생산하는 코일철근은 둥글게 말린 형태의 철근으로, 막대형 철근과 달리 원하는 길이만큼 잘라 사용할 수 있으며, 적재하기도 상대적으로 편리해서 물류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또 포스코는 용광로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전기로를 사용하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포항제철소 내 선재 설비는 4기로 지난해 힌남로 피해를 보았지만, 모두 복구한 상태다. 하지만 국내 선재 시장에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들어오면서 가동률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였다. 연간 국내 선재 생산량은 2021년 370만t에서 2022년 266t으로 40%나 감소했다. 포스코가 새 시장으로 철근에 주목한 이유로 풀이된다.

또 철근 가격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것도 시장 진출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철근 유통 가격은 코로나19 사태로 2021년 5월 t당 120만원까지 치솟았다. 올들어 t당 100만원 선이 깨지기는 했지만, t당 80만원을 밑돌던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전망은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국내 철근 생산능력은 1200만t인데 이 가운데 연간 1000만t 가량만 생산할 정도로 공급과잉 상태다. 지난해 철근 국내 판매량은 966만6000t에 그쳤다.


철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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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건설 경기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건설 수주는 229조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하며 선방했지만, 올들어 1~4월 누적 건설 수주는 5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나 감소했다. 올해 연간 건설 수주는 지난해보다 12.3% 감소한 201조원 규모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기존 철근 생산업체들은 철근의 주 수요처인 건설 경기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포스코까지 진출하니 엎친 데 덮친 꼴이 됐다. 동국제강 대한제강 등이 주요 철근 생산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70만t만 팔겠다고 철근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았을 테고 나머지 선재 3기로 언제든 철근 생산에 나설 수 있다"면서 "공급 과잉인 상황에서 포스코의 진출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선 철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도 포스코의 철근 시장 진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성수 현대제철 전기로사업본부장은 지난달 상반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장마철이지만 많은 업체가 감산도 하고 있고 개·보수를 통해 판매물량을 줄이는 가운데 포스코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 모든 업체가 상당한 우려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 코일철근

동국제강 코일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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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관계자는 "국내 철근시장 전체로 보았을 때 매우 작은 수준으로 시장에 참여하며 포스코이엔씨 등 그룹사 사업장을 중심으로 입찰을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라며 "코일철근을 사용하면 작업 안정성 향상, 로스율 감소, 공기 단축이 가능해 건설업계에서는 시장 진입을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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