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에 소송을 제기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챗GPT를 도입하기로 한 애플 기기를 회사 내에서 금지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머스크 CEO는 10일(현지시간) 애플의 자체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소개하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엑스(옛 트위터·X) 게시물에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 소름 끼치는 스파이웨어를 중단하지 않으면 회사 내에서 모든 애플 장치를 금지할 것"이라고 답글을 달았다.
또 그는 별도의 엑스 게시글에서도 "애플이 오픈AI를 OS단계에서 통합시킨다면 애플 기기는 회사에서 금지될 것"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고 썼다. 이어 "방문객들은 애플 기기를 입구에서 점검하고 외부 보관함(패러데이 케이지)에 넣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이날 애플이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아이폰, 아이패드 등 기기 전반에 도입되는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고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챗GPT 적용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애플의 설명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낸 것이다.
머스크 CEO는 "애플이 자체 AI를 만들 만큼 똑똑하지 않으면서도 오픈AI가 당신의 보안과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보장하는 것은 명백하게 터무니없다"면서 "애플은 데이터를 오픈AI에 넘겨주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당신을 (배신하고) 강물 아래로 팔아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애플 인텔리전스가 작동하는 방식"이라며 오픈AI가 애플 아이폰을 통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빗댄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드러낸 강한 반감은 최근 수면상으로도 여러 차례 확인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의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올트먼 CEO 등과 함께 오픈AI를 공동 창립한 머스크 CEO는 이후 이해충돌로 2018년 오픈AI 이사회를 떠났고 투자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오픈AI가 모든 인류의 이익을 위해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한다는 창업 사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머스크 CEO가 오픈AI에 대항하겠다며 설립한 AI스타트업 xAI는 지난해 11월 대규모 언어모델 그록-1을 기반으로 한 AI챗봇 '그록'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6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xAI의 기업 가치는 현재 240억달러(약 33조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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