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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개혁, '낙하산 파티'부터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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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새누리당이 공공기관 인사에 '대선 공신'을 챙겨달라고 청탁을 하고 정부는 이에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어제 한 간담회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공공기관장 인사나 감사 선임 시 대선 때 노력한 분에 대해 반영해 달라"고 부탁했다. 현 부총리는 "특히 관심을 갖고 보겠다"며 화답했다고 한다. 공공기관 부실의 원인이 어디 있는가를 생각할 때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공공기관 부채가 500조원에 이를 만큼 부실이 커진 데는 방만경영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대형 국책사업을 떠넘겨 부실을 키운 정부 책임도 그에 못지않다. 토지주택공사가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 23조8000억원의 빚을 떠안은 게 대표적이다.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 예산 중 8조원을 부담했다.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도 해외 자원개발 사업비 43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짊어졌다.
무엇보다 낙하산 인사가 문제다. 공공기관은 막대한 부채에도 높은 연봉에 과도한 성과급, 고용 세습 등 온갖 특혜를 다 누리는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낙하산 경영진은 노조 반발을 달래려 개혁에 나서기는커녕 처우를 높여주는 뒷거래를 하고, 노조는 낙하산을 반대하는 양 하면서 이득을 챙기는 사례가 다반사다. 노사가 한통속이 돼 특혜를 누리며 부실을 키워 온 것이다.

현 부총리는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근절할 강도 높은 대책을 다음 달 초까지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공기업 사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제 파티는 끝났다"는 발언을 구체화하겠다는 얘기다. 투명한 정보공개를 통해 부채관리를 강화하고 과잉 복지를 줄이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주무부처 책임론도 제시됐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며 방향은 옳다.

하지만 개혁을 제대로 하려면 공공기관만 다그칠 게 아니라 정부가 변해야 한다.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짐을 떠넘기는 잘못된 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능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인사를 잘 하는 게 개혁의 절대적 관건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공공기관 인사의 45%가 낙하산이라고 한다. 낙하산을 내려보내면서 방만경영을 개혁하겠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공기업 파티를 끝내려면 정부는 당장 '낙하산 파티도 끝났다'고 선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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