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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양양공항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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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양양공항은 이제 그 존재의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7년 전, 동해에 지어진 이 공항에서는 항공기 지연이나 긴 줄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는 공항 직원이 146명이었지만 하루 평균 26명의 승객이 공항을 찾았었습니다. 그리고 11월에는 이 공항의 수익원이 될 수 있는 마지막 비행기조차 떠나버렸습니다."(2009년5월 영국 BBC 서울발 양양공항 관련 뉴스 중)

'유령공항'이었던 양양공항에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올 들어 국제선 부정기편 운항이 활발해지더니 8월에는 상해로 가는 국제선 정기편 운항이 시작됐다. 김해ㆍ광주를 오가는 국내선도 개설됐다. 진에어는 다음 달부터 중국의 3개 도시를 추가 연결하고 내년 4월 중국의 23개 도시를 오가는 하늘길을 연다.

일평균 승객이 26명에 불과했던 양양공항이 내년 총 2336편의 항공편이 뜨고 내리며 연간 50만명의 승객이 찾는 공항으로 부활한 셈이다.

지방공항의 침체를 이야기 하는 것은 이제 진부할 정도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결과가 없었다.
구조적으로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이 좁은 경우 내륙 교통수단으로써의 항공은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고속철도나 도로와 견줘 항공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내륙교통구간이 700㎞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제주를 제외하면 남북이 500㎞도 안 되는 좁은 땅덩이에 고속도로와 KTX까지 놓이면서 항공 경쟁력 확보는 더욱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양양공항은 이러한 '지방공항의 난제'를 풀 실마리를 제공했다.

다만 다른 공항은 이루지 못한 가시적 성과를 유독 양양공항만이 거둘 수 있었을까? 답은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였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평소 "양양에 비행기를 띄울 수만 있다면 양양공항 상공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 내리겠다"고 말했다. 설악ㆍ양양ㆍ속초권 관광 국제화와 그 관문으로서 양양공항의 활성화에 대한 최 도지사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말이다.

양양공항에 관광객만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라도 만나서 애썼던 이 같은 그의 열정은 '양양공항, 기적의 부활'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공항을 구경하기 위해 오는 관광객은 없다. 공항 인근 지역에 볼거리ㆍ놀거리ㆍ먹거리 등 관광자원이 있어야 공항을 이용한다. '지방공항 활성화'가 '지역관광의 활성화' 없이는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1회성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지속가능한 관광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한 번 찾은 여행객이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숙박시설ㆍ음식점ㆍ상점ㆍ쇼핑센터 등은 더 높은 관광의 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지자체의 인내와 신념이 수반돼야 따라오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에는 양양공항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공항이 많다. 무안ㆍ대구ㆍ울산ㆍ포항ㆍ여수ㆍ사천 등 공항들이다. 각 공항이 가진 문제가 약간씩 다를 수는 있다.

다만 양양공항의 성공요인을 토대로 각 지자체와 공항공사가 힘을 합치면 양양공항에 일어난 '기적'은 다른 지방공항에서도 일어나리라 믿는다.

허태윤 한국공항공사 마케팅운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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