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어려운 여러 원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구직자들이 직업을 갖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상당하다는 데에 있다. 신규구직자들이 졸업 후 첫 취업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1.4개월. 또한 취업준비 과정에서 각종 시험, 취업컨설팅 등을 위해 한 달 평균 34만원 정도 지출된다고 하니, 돈을 벌기 위해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이라는 점에서 대학생이 스스로의 힘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구직활동을 펼치는 것을 바람직하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합리성과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반드시 칭찬만 할 일도 아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주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재학 시절에는 교내의 커리어센터를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졸업 후 구직 활동을 펼치는 동안에도 찾아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있다. 하나의 예로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를 꼽을 수 있다. '취업성공패키지'는 구직자를 대상으로 취업상담, 직업훈련, 취업알선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이다. 특히 3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동일한 상담원이 참여자의 특성에 맞춰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는 그간 진로개발 대상에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던 성인들의 진로설정단계부터 직업탐색단계까지 함께 고민한다는 취지에서 고용시장 활성화를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인근에 위치한 고용센터의 직업상담원을 통한 심층직업상담을 받을 수도 있고, 그곳에서 실시하는 '성취프로그램'이나 'CAP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대졸자를 포함한 청년 취업난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구직자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대학 재학시절부터 생애설계라는 큰 틀 속에서 졸업 후의 진로문제를 고민하고 성찰하는 노력은 중요하다. 오늘날 급격히 변화하는 노동시장 및 직업세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갖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학교 차원에서는 교직원들의 진로ㆍ취업지도 역량을 보다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공 특화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도 중요하다.
흔히들 만나게 될 인연은 꼭 만나게 된다고들 한다. 직업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다만 무수한 우연이 인연으로 이어지듯, 일을 찾기 위한 노력이 취업이란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구직자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서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하여 보다 많은 잠재적 수요자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김봉환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