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세정그룹 관계자는 "개성공단 내 10여개 협력사와의 관계를 회복할 것"이라며 "폐쇄 사태로 인해 가을·겨울 옷 생산을 중국 등 제 3국에서 진행했지만, 이번에 개성공단이 재가동돼 더 이상 해외에서 생산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등산복 브랜드 'K2'와 '아이더'를 보유한 중견 의류업체 K2 역시 개성공단과의 거래를 재개한다. K2 관계자는 "개성공단이 열리는 즉시 종전과 동일하게 관계를 유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로 유명한 휠라코리아도 개성공단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휠라의 협력사인 한 개성공단 기업 대표는 "최근 휠라 측과 상담을 진행한 결과 '오더(주문)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답을 들었다"며 "매출 비중이 가장 큰 휠라가 거래재개 확답을 줘 바이어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었다"고 말했다.
특히 코오롱은 개성에 남아 있는 기업들의 물량들도 모두 제값을 주고 사들였으며 제일모직은 나인모드에 가을·겨울옷 1만 벌을 주문해 일거리를 제공하는 등 상생에도 앞장섰다. 대부분의 개성공단 섬유 기업들이 바이어와의 관계 단절로 인해 자금난과 일거리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대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인 것.
이들의 영향으로 중소형 바이어까지 기존 협력사와 접촉을 시작해 향후 개성공단의 정상가동에 박차가 가해질 전망이다. 한 개성공단 CEO는 "주변에서 옛 바이어들이 개인적으로 접촉하거나 전화를 해 거래재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당국은 지난 29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고 내달 2일 개성공단에서 첫 회의를 실시키로 해, 빠르면 내달 초 공단이 재가동될 전망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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