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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원·학교 없는 행복주택,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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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핵심 공약인 행복주택을 건설할 때 용적률과 건폐율, 층고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교용지 확보와 공원녹지 설치 의무가 면제되고 주차장도 최소한만 만들도록 하는 예외규정을 둔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당정협의를 거쳐 마련한 이 같은 내용의 보금자리주택 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어제 발의했다.

정부와 여당의 특별법 개정안은 파격적이다. 대지와 건폐율, 입지와 관련된 건축법과 도시계획상 거의 모든 제한에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을 사전 제거하는 '행복주택 길트기'에 나선 것이다. 철도부지나 유수지 등 부지 여건상 학교 건립이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고 한다. 또 행복주택이 주로 대학생ㆍ신혼부부ㆍ사회초년생 등에 공급돼 취학 대상 자녀가 적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건폐율ㆍ용적률은 높이면서 학교는 짓지 않고 공원녹지 시설을 축소하면 상대적으로 넓고 높게 건축할 수 있어 임대료는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주거 환경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혼부부의 경우 아이가 태어나면 몇 년 살다 학교가 있는 곳으로 이사하거나 행복주택에 사는 한 아예 아이 낳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휴식공간과 교육시설이 없는 초고층 주거단지로 자칫 '현대판 쪽방촌'화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철도부지나 유수지 등 입지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인근 지역 도시계획이나 교육ㆍ교통 여건 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특례 인정에는 신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행복주택 후보지 주민 의견 청취 과정에서 교통 혼잡과 인구ㆍ학교 과밀화 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는 터다.

특별법 개정안은 직전 이명박정부가 공들인 보금자리주택 명칭을 '공공주택'으로 바꾸는 방안도 담고 있다. 반값 아파트 공급이란 취지와 달리 주택시장을 냉각시킨 보금자리주택 명찰을 떼어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특별법 개정안대로 무리하게 행복주택을 지었다간 4년여 뒤 차기 정부가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 흔적을 지우려 들 수도 있다. 단순히 잠만 자고 나가는 열악한 환경의 임대주택이 아닌 나름대로 주거ㆍ교육 환경을 갖춤으로써 찾아가 살고 싶어 하는 미래형 공공 임대주택의 모범을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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