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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황형 무역흑자…내수를 지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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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 품목까지 삐걱대면서 수출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지식경제부는 어제 9월 중 수출이 456.6억달러, 수입은 452.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수출 1.8%, 수입은 6.1% 감소한 것이다. 무역수지는 31.5억달러의 흑자를 나타냈지만 불황 때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지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벗진 못했다.

불황형 흑자행진은 지난 2월부터 8개월째다. 수출이 잘 돼 흑자가 난다면 환영할 일이지만, 수입이 급감하면서 나타나는 흑자는 반길 일이 못 된다. 그만큼 국내 경기가 침체돼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수입 급감은 내수 침체와 생산 부진을 야기한다. 특히 자본재 수입 감소는 기업의 투자 부진으로 연결된다. 더구나 7월부턴 수출ㆍ수입이 동반 감소해 우려를 더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말 나온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실물경제 지표가 모두 악화됐다. 기업 체감경기도 냉랭하기 짝이 없다. 한가위 특수를 누렸다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고 앞으로 경기전망도 우울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문제는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가 한동안 어렵다는 점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유럽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의 수출이 위축됐다. 중국에 부품과 중간재를 수출하는 아시아 국가의 수출도 둔화됐다. 빚에 짓눌린 가계가 소비를 줄이는 미국도 세계의 시장 역할을 못한다. 세계 교역의 둔화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곧바로 타격을 가한다.

결국 내수 활성화로 길을 찾아야 하는데, 정부는 회의만 할 뿐 뾰족한 대책이 없고 발표한 시책마저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대통령선거 등 정치일정을 의식하지 말고 임기 말까지 경제를 잘 챙겨 차기 정부에 바통을 넘겨야 한다. 정치권은 표를 의식한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실현 가능한 정책과 비전으로 기업과 가계의 경제심리를 북돋아야 한다. 대선 주자들도 복지와 경제민주화 공약만 외치지 말고 성장의 불씨를 계속 지펴 나갈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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