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수가 부른 노래가 해외에서 K-팝이라는 이름 아래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지 10년 남짓 됐다. 그러나 그 인기는 주로 중국ㆍ일본ㆍ동남아에 국한됐다. 빌보드 차트에서는 2009년 여성그룹 원더걸스가 영어로 부른 '노바디'가 76위에 오른 것이 유일했다. 그런데 싸이가 영어도 아닌 한국어로 부른 '강남스타일'이 일약 영미권 양대 팝차트의 정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싸이는 작곡가 유건형씨와 함께 작사ㆍ작곡을 공동으로 하면서 직접 '강남스타일'을 만들었다. 그 가사와 율동은 한국의 부자동네를 상징하는 '강남'의 과시적 소비문화와 그 흉내라도 내고 싶어 하는 한국인의 스노비즘을 코믹하게 풍자하고 있다. 경쾌한 리듬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말춤 동작은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해외 대중매체들이 노래 속에 들어 있는 사회성 있는 메시지를 그들 나름의 시각으로 풀어 전해준 것도 인기몰이가 폭발성을 띠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강남스타일'은 지나치게 정형화되고 꾸밈만 많아지면서 국내외 팬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기 시작한 K-팝과 한류 문화 전체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국내 음악예술계와 대중문화계가 '강남스타일' 돌풍의 의미를 잘 살펴보고 제2, 제3의 '강남스타일'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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