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주택 부족은 서민의 주거불안을 유발하는 전월세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장기임대주택 재고비율은 4.6% 수준으로 선진국의 10% 또는 20% 수준과 비교할 때 상당 부분 미달돼 있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정책이 필요함을 상기시켜주는 대목이다.
가용택지 공급을 위한 새로운 생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저렴한 택지를 얻기 위해 그린벨트까지 해제했지만 개발이익이 개인에게 귀속돼 공익성을 극대화 하는 데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또 주택부족 해소, 임대주택 공급, 다양한 주택 제공은 차기 정부에서도 중요한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이 끼어들게 되면 문제가 쉽지 않다. 시장에서 복지와 경기부양을 동시에 해결하고 싶은 것이 현 정책당국의 생각이다. 복지는 저소득층을 위한 노력을 의미하며 부동산시장 활성화는 경제적 활동주체나 가진 자들의 영업활동에 속하는 것이고 당연히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각 정파들은 주거복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오히려 정부나 LH 등의 공적기능을 확대하게 될 것이고 민간시장의 탄력성을 간섭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이다.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하나의 사례다. 특히 최근 우려되고 있는 가계부채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주거복지를 추구하는 시대에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은 서로 엇박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장기 불황을 보여 왔던 이웃나라 일본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침몰했던 미국의 주택시장에서 한 가지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부동산 경기 진작을 통한 경제성장보다 국가경제의 건전한 회복과 동행하는 부동산시장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4년여 동안 미국 경제는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주택시장이 조금씩 회복되는 신호가 거듭 나타나고 있다. 일본 주택 시장도 사업 방식의 다각화 등 새로운 시각을 통해 민간 건설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또 친환경적이고 삶의 질이 제고되는 멋진 부지를 원하는 시장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택지 공급 방법, 택지 규모, 택지 디자인이 새롭게 변해야 한다. 특히 도심 중심의 고밀도 단지에서 쾌적한 저밀도 택지까지 다양한 공급을 통해 토지 시장도 창출되어야 능동적인 부동산시장 형성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투기 대상에서 삶의 질과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참 인간이 머무는 토지주택 정책이 펼쳐질 때가 됐다. 다음 정부를 차지하겠다는 유력 경쟁자들이 어떤 정책으로 잠자는 부동산 시장을 깨울지 궁금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