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사설]연대보증 폐지 더 과감해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금융위원회가 어제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창업ㆍ중소기업 금융환경 혁신대책'을 내놨다. 대책에는 사업에 실패한 기업인의 재기를 돕는 방안도 포함됐다. 중소기업과 기업인을 '빚보증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해 창업과 기업 활동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취지다.

연대보증은 담보 확보와 채권 회수에 집착하는 금융기관의 오랜 악습이다. 신용 평가나 사업성 평가 등 금융기관의 제 기능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창업자, 영세사업자, 중소기업이 연대보증제의 주된 희생양이다. 금융위가 지난해 창업ㆍ중소기업 342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4곳 중 1곳이 연대보증으로 직간접의 폐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과도한 연대보증은 창업 의욕을 꺾는 걸림돌이자 부도 기업인에게는 평생을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됐다. 비단 기업만이 아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연대보증의 파편을 맞아 집안이 풍비박산 난 경우가 흔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마저 연대보증을 가리켜 '본인ㆍ친가ㆍ처가 3족을 멸하는 독버섯'이라 말했을 정도다.

금융위 대책의 골자는 연대보증 축소와 실패한 기업인에 대한 재기 지원이다. 오는 5월부터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을 폐지하기로 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이렇게 하면 은행과 보증기관에서 대출ㆍ보증 받은 중소기업인 약 80만명 가운데 44만명이 5년 내 연대보증 부담을 덜게 된다는 것이다. 이름만 빌려준 속칭 '바지사장'은 연대보증을 서지 않도록 했다. 법인은 실제 경영자만 연대보증을 하고 공동대표자가 여럿이면 부담을 나눠 지게 된다.

옳은 방향이지만 오랜 관행을 끊는 데서 오는 '금단현상'이 우려된다. 칼자루를 쥔 금융기관이 한층 깐깐해지면서 창업자나 중소기업이 보증을 받거나 은행 돈을 빌리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리스크를 이유로 금리를 크게 올려 받을 소지도 있다. 은행과 보증기관의 절제, 감독당국의 감시와 독려가 필요하다.
이번 대책에 박수만 보낼 수는 없다. 수십년 묵은 폐해를 이제야 고치겠다고 나섰다.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점이다. 배경에 의구심을 보내는 눈길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개혁은 확실하고 과감하게 추진돼야 한다. 개인사업자의 연대보증 폐지 수혜 대상을 넓히고 이를 법인으로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김호중 "거짓이 더 큰 거짓 낳아…수일 내 자진 출석" 심경고백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국내이슈

  • 이란당국 “대통령 사망 확인”…중동 긴장 고조될 듯(종합)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해외이슈

  • [포토] 검찰 출두하는 날 추가 고발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포토PICK

  •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