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쿠리온(Kurion)은 20명 규모의 작은 기업이지만, 폐수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수처리 시장에서 강자로 떠올랐다. 이 기술은 저수지, 수처리 시설, 산업하수도관에 기기를 설치하고 물속에서 금, 알루미늄, 이리듐, 팔라듐 등 첨단 산업에 필요한 금속을 뽑아낸다. 희토류 가격 급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유럽의 제조업 분야, 특히 희귀금속 수요가 많은 항공우주산업 공장이 쿠리온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파사반 임피안티(Passavant Impianti)는 밀라노 근교의 Nosedo 수처리 시설 주변에 100헥타르에 걸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생태공원은 수처리 시설에서 정화된 물로 관리되어 적은 비용으로 유지되는데, 공원 주변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여 지역 주민의 여가장소로 활용되도록 개발하여 인기가 많다.
일본 웰시(Wellthy)의 우물 정수 시스템은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재해에도 끄떡없이 깨끗한 물을 공급했다. 일반 수도관의 경우 땅 속에 가로로 길게 묻혀 있어 지진이 발생하면 끊어지기 쉬운 반면 우물은 일직선으로 지하수와 연결되어 있어 지진에 강하기 때문이다. 지하수의 수질이 나쁜 경우에는 자동으로 수질을 체크해 수돗물로 수원을 전환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어 수질 오염에 따른 대비책도 마련돼 있다. 웰시의 시스템은 일본 지하수 정수 시장의 60%를 차지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한선희 코트라 통상조사처장은 "한국기업도 담수화, 하수처리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로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면서도 "단순히 물을 정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수처리 시설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더한다면 글로벌 기업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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