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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토크]AI = 사실은(Actually) 인도인(Indi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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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자동화 AI인 줄 알았는데
실은 인도인 엔지니어 수작업
인간·기계 협업의 시초일 수도

단순한 말장난이 아닌, 최근 IT 관련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는 자조 섞인 농담입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의 구동 원리를 세세히 살펴봤더니 원격으로 조종하는 인도인들이 뒤에 있었다는 식입니다.


로봇 뒤에 '인도인' 있어요

인도의 사무실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인도의 사무실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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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지능이 아니라 '사실은 인도인'이었던 AI의 대표 사례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입니다. 2016년 내놓은 완전 무인 매장 '아마존 고'가 논란의 중심이 됐지요. 셀프 계산대도, 직원도 없는 아마존 고는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들고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이미 결제가 완료되는 신개념 상점이었습니다.

아마존은 상점 결제의 완전 무인화를 이루기 위해 수천 개의 센서와 AI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고 자랑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초 IT 전문 매체 '인포메이션'이 아마존 고의 진상을 폭로했습니다. 확인 결과 아마존 고는 센서와 AI가 아니라, 1000명의 인도인 직원이 직접 고객 동영상을 보고 물품을 일일이 분류했었다고 합니다.


'사실은 인도인'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개발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본사 직원들을 대거 해고하고 AI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기업이 뒤에선 저렴한 인도 사무실을 대거 매입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자율주행 로봇 택시 개발에 실패한 뒤 '역발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원격 조종으로 드론 택시를 조종한다는 사업 모델을 내놓은 스타트업도 있었습니다.


인도, 세계의 IT 공장

세계 최대의 IT 아웃소싱 기업 중 하나인 인도 인포시스 벵갈루루 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IT 아웃소싱 기업 중 하나인 인도 인포시스 벵갈루루 본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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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한 가지 의문이 떠오릅니다. 왜 하필 로봇을 대신하는 인력이 '인도인'일까요? 그건 인도의 산업 모델과 연관이 있습니다. 인도는 IT 관련 하청 업무가 기간산업으로 꼽히는 나라입니다. 인도 무역 당국 자료를 보면 2022년 기준 인도의 IT 아웃소싱 서비스 수출액은 1500억달러(약 205조원)에 달해, 국가 전체 서비스 수출 총액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원자료 출처: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원자료 출처:인도 전자정보기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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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로부터 IT 아웃소싱을 구입하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입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배경을 가진 나라인 만큼 영국에 능통한 인력이 많고, 영미계 기업 문화에 친숙한 엔지니어들도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미국, 영국은 선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 명당 30~40만달러 수준의 연봉을 줘야 하지만, 인도는 아직 노동 비용이 저렴합니다.


결국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수출하는 미국과 영국, 이들에게 고숙련 프로그래머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인도의 긴밀한 '삼각 공조'가 글로벌 IT 산업의 근간인 셈입니다.


인간·기계 협업은 예정된 수순…'사실은 인도인' 놀림감 아냐

현재 생성형 AI는 균일한 품질, 완벽하고 엄격한 결과를 요구하는 '전문 서비스'에 투입하기엔 너무 불안정합니다. 이미 대중에 잘 알려진 '환각(Hallucination·AI 챗봇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은 엉터리인 정보를 도출하는 현상)'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AI가 환각을 일으키면 오판을 내리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파할 수 있으니, AI 옆에는 반드시 감독·교정자가 필요합니다. 오늘날 AI 뒤에서 열심히 AI의 실수를 교정 중인 아웃소싱 프로그래머들이 감독 역할을 맡은 셈입니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 '완전한 자동화'는 불가능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 '완전한 자동화'는 불가능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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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은 인도인'이 꼭 놀림감으로 격하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AI는 여전히 발전 중이며, 설령 AI가 정말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만한 지능을 갖추게 되더라도 윤리적인 이유로 '인간 감독자'가 사라질 일은 없을 겁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계속해서 기계와 함께 살아왔듯이, AI 시대에도 우리는 기계 지능에 '대체'되기보다는 '협업'하는 길을 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히려 정말로 중요한 질문은 이겁니다. 완전 자동화된 AI든, '사실은 인도인'을 겸한 인간-기계 협업 툴이든, 앞으로 우리의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올해 AI 투자는 약 2000억달러에 달할 예정이며, 앞으로 AI 관련 지출은 전 세계 GDP의 2.5~4%가량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만일 AI가 정말로 유용하다면 선진국들은 고질적인 저성장에서 벗어날 기회를 거머쥘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론 그렇지 않다면, 전 세계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탕진한 셈이 될 겁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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