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한라산 자락 중산간 마을에 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닷가에 살던 사람들도 중산간 지역으로 옮겨간다. 실제 제주도에서 해안을 따라서는 펜션이나 식당 등 영업시설들이 많이 들어서 있으며 전원주택들은 해안보다 산간지방에 많이 지어지고 있다.
제주에서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곳은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다. 유수암리는 제주시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는데 제주공항에서 마을회관까지 18㎞ 떨어져 있어 시내와 가깝다. 해발 200∼250m의 중산간 마을로 위로는 한라산국립공원이 있다. 한국마사회 제주경마장, 제주관광대학과 곽지해수욕장도 유수암 마을에 있다. 애월읍사무소와 은행, 초중등학교 등이 지척에 있어 생활환경도 매우 좋다.
13세기에 삼별초군이 제주도를 본거지로 하여 항쟁을 했는데 유수암에는 항몽 삼별초군의 유적지가 남아있다. 삼별초를 토평한 원나라는 제주도에 10개소의 목마장을 설치해 국마를 기르게 하였는데 유수암경은 오소장에 속했다. 당시 목자들이 금물덕악(지금의 금덕봉)아래 집단으로 모여 살게 됐고 이곳이 지금의 거문덕 마을이 됐으며 유수암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초가 됐다. 유수암 본동 보다 약 100년 가까이 먼저 촌락이 형성됐다.
이곳이 제주를 찾는 전원생활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라산 아래 중산간 마을로 자연경관이 좋고 애월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전망도 뛰어나다. 거기에 제주시내와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으며 5분만 나가면 해변에 닿을 수도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다. 또 제주시에서 제주도의 최고 휴양지로 손꼽히는 서귀포와 중문으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각종 휴양 레저시설을 즐길 수도 있다.
최근 들어 유수암 마을에는 도시에서 찾아와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제주도 여행을 왔다 유수암 마을에 흠뻑 빠져 티하우스란 카페를 열고 정착한 김영선 씨는 다도 전문가다. 그가 운영하는 카페는 마을의 사랑방의 역할을 한다. 마을사람들이 모여 차도 마시고 음식도 나눠 먹는 장소다. 그러면서 전시회나 음악회를 여는 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다국적기업서 은퇴한 서해준 씨는 서울서 5년 전 유수암리 마을 위쪽에 집을 짓고 이사했다. 애월 해변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전망이 좋다. 서씨는 제주의 풍경을 카메라에 닮고 있는 사진작가이며 한라산과 제주 올레길을 찾아 제주 곳곳에 숨은 비경을 즐기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
외지에서 유수암리를 찾아 정착하는 사람들의 가이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은 이문재, 김금자씨 부부다. 제주에서 전원생활을 목적으로 땅을 찾고 전원주택을 짓는다면 이들 부부를 만나면 제대로 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목조주택 시공과 택지개발, 주택임대 등의 사업을 하는 소라개발(www.sorahome.com, 064-799-9442)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 부부는 서울서 살다 1998년도에 이곳으로 이사와 살고 있다. 이후 제주도의 기후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전원주택과 펜션 등을 개발해 시공을 하고 있다.
이문재 대표는 "제주도는 나름대로 법규와 제도가 있어 육지보다 집 짓기 절차가 복잡하고 특히 제주도의 기후를 모르고 집을 지었을 때는 100% 주택에 하자가 생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토지가격은 임야나 농지 상태에서 3.3㎡에 30만원선인데 인허가에 대한 부분은 육지에서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지 실정에 맞추어 꼼꼼히 챙겨 보는 것이 좋다.
한편 요양을 목적으로 유수암 마을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전원주택을 지어 임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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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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