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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前총리, 곽영욱 사장 추천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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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 진술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대한석탄공사(이하 석탄공사) 대표에 임명될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5차 공판에서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을 추천한 바 없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7일 속행된 한 전 총리 공판에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을 불러 석탄공사 사장 임명 과정에 관한 진술을 들었다. 박 전 수석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곽 전 사장이 옛 산업자원부로부터 석탄공사 사장 1순위 후보로 지명됐을 때 청와대 인사수석으로 일했다.
박 전 수석은 "당시 국무총리는 정부 산하기관장 임명 과정에 전혀 관여할 수 없었다"면서 "한 전 총리가 저를 통해 곽 전 사장 등 특정 인사를 추천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사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인사 관련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고, 재임 중 이 원칙을 지키셨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물류회사 대표였던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 후보 세 명 가운데 1순위로 지목된 배경에 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당시 공기업 인사 방침이 공기업 사장 자리에 민간기업 CEO 출신의 유능한 인사를 모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이수호 전 LG상사 부회장이 한국가스공사 사장 자리에 앉았고 이재희 전 유니레버 회장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표에 선임됐다. 황두열 전 SK 부회장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됐다"면서 "당시엔 전반적인 흐름이 이와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곽 전 사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통운을 회생시켜 뉴스가 되기도 했다"면서 "그래서 주무 부처인 산자부가 그를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 자리에서 탈락한 뒤 남동발전 사장이 된 것에 관해선 "비일비재한 건 아니었지만, 특정 공기업 사장 1순위 후보자가 탈락하면 그를 다른 기관 사장 자리로 합당하게 배려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또 "당시 석탄공사는 적자회사였다. 석탄공사가 강원도에 사업장이 많았는데, 이들 사업장 일부를 폐쇄하는 일을 처리하려면 해당 지역 출신 인사가 사장이 돼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고, 3순위 후보였던 김원창 전 정선군수가 적합하다는 게 인사위 의견이었다"고 곽 전 사장 탈락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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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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