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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믿는 '곽영욱'에 발등?…법정서 판이한 진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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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김효진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뇌물을 '직접'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재판에서 전혀 다른 진술을 해 검찰을 당혹케 만들고 있다. 한 전 총리와 공관에서 오찬을 한 뒤 자신의 식탁 의자에 돈 봉투를 놔두고 왔을 뿐, 그 돈을 한 전 총리가 취했는지 여부는 모른다고 증언하면서다.

곽 전 사장 진술의 일관성이 완전히 흐트러지면서 검찰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돈을 직접 건넸다'는 그의 진술에 의존해 수사를 벌이고 기소까지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진술에 흠집을 내려 했던 한 전 총리 측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곽 전 사장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 공판에 11일에 이어 또 한 번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공판에서 한 전 총리 변호인은 곽 전 사장의 검찰 진술 조서를 그에게 보여주며 당시 진술이 사실인지를 따져물었다.

조서에 따르면,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한 전 총리 등과 총리 공관에서 점심을 먹고 자리가 끝날 때 5만 달러 봉투를 그에게 직접 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한 전 총리가 봉투를 핸드백 같은 것에 집어넣은 것 같다'는 진술도 조서에 적혀 있었다. 검찰은 이 진술을 근거로 한 전 총리를 기소했다.

곽 전 사장은 11일과 12일 공판에서 "총리 공관 오찬 때 봉투를 내 식탁 의자에 두고 나왔다. 놓기 전에 한 전 총리에게 따로 보여주진 않았다"면서 "한 전 총리가 현관까지 따라나왔고, 누군가가 돈을 가져갔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에서의 진술과 전혀 다르다. 주고받았다는 돈이 증발한 셈이다.
한 전 총리 변호인은 조서를 대형 스크린에 띄워 곽 전 사장에게 보여주면서 "검찰 조서 내용과 재판 증언 내용 중 어느 쪽이 사실이냐"고 추궁했다. 곽 전 사장은 "재판에서 한 말이 맞다"고 거듭 진술했다. 재판장의 물음에도 마찬가지로 진술했다. 검찰에서는 왜 다른 말을 했냐는 질문엔 "조사를 받을 때 정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곽 전 사장의 이같은 진술은 검찰에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사가 그의 진술에 의존해 이뤄진 만큼, 진술 신빙성이 재판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검찰 조사 때 한 말과 재판에서 한 말의 일관성이 신빙성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이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는 "주고받았다는 돈이 현금이어서 다른 증거가 없을 경우 돈을 건넸다는 사람의 진술이 절대적"이라면서 "이번 사건에서는 곽 전 사장 진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조사 때의 상황도 재판부가 진술의 임의성이나 신빙성을 판단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주무 부처장인 정세균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한 전 총리의 다음 공판은 15일 오전 10시. 곽 전 사장과 그의 처·딸, 총리 공관에 동석했다는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등이 증인으로 법정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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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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