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가사도우미 로봇 '마루-Z' 개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주인이 쉬고 있는 동안 요리, 청소를 하는 로봇의 모습을 공상과학 영화에서가 아닌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한홍택)은 인지로봇센터 유범재 박사팀이 가전기기들을 조작해 샌드위치와 음료를 준비하는 등 가사를 도울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마루-Z'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마루-Z' 개발은 지식경제부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인 '상호 협력하는 분신형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수행됐다.

KIST에 따르면 가정에서 가사 일을 돕기 위해 고속 삼차원 물체인식 및 시각 기반 제어 기술을 탑재한 '마루-Z'는 단순히 걷고 달리던 인간형 로봇을 넘어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율보행 능력과 목표물을 찾아 조작하거나 집어서 전달할 수 있는 시각 기반 조작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레인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 스위치를 눌러 음식을 조리하거나 음료수 컵이나 샌드위치를 집어서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으로는 최고 수준의 기술이라고 KIST 측은 설명했다.

또한 '마루-Z'는 로봇의 동작을 원격지에 있는 사람이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사람이 옷처럼 입고 있는 모션캡처 시스템에서 입력되는 전신운동 동작을 따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 손 또는 양 손으로 물건을 들어 옮기는 것과 같이 원격지의 사람이 원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KIST에 따르면 이는 양팔 운동만을 모방하던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최첨단 기술이다.


특히 '마루-Z'는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개발돼 외부 서버의 명령에 의해 두 대의 이기종 로봇이 분업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루-Z'가 음식을 바구니에 담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 바퀴로 구동되는 '마루-M'이 음식 바구니를 주인에게 전달하는 식의 분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범재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마루-Z'는 '작업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개발 2년 만의 성과로 향후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서비스 로봇 시장 창출을 위해 필수적인 시각 기반 작업 기술을 확보한 것"이라며 "특히 전신동작의 실시간 원격제어 기술은 위험 지역에 인간형 로봇을 보내 작업하게 하는 데 필요한 핵심 원천기술"이라고 밝혔다.

KIST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생활공간에서 가전기기들을 작동시키면서 설거지, 심부름, 요리, 청소 등의 가사노동을 도와줄 수 있는 '작업하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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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