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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사장, 금융위기 '상생 깃발'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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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의 新리더십]
<하>신한금융지주 신상훈 사장


미래보는 안목·전략적 감각·추진력 겸비
中企지원방안·금융인 교육기관 등 제안
"변화해야 생존" 신한의 혁신 선봉에 서


지난 6년간의 신한은행장 역할을 마치고, 새로이 신한금융지주회사 사장에 취임한 신상훈 사장(사진 오른쪽)은 대한민국의 금융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1967년 한국산업은행에서 첫 발을 내디딘 후 금융인 외길 인생을 40년 넘게 지켜온 그는 대한민국 금융계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해 영동지점장, 오사카지점장, 자금부장, 영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맡았고, 이사와 상무를 거쳐 2001년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창립 때부터 상무로 근무했다. 2003년 은행장에 취임한 후 2006년 (조흥은행과의) 통합은행장에 선임됐으며, 이제 신한금융그룹 선단의 플래그십이 됐다.
 
그는 미래를 보는 안목과 발군의 전략적 감각, 그리고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 사장은 자신의 경영방침 중 하나로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말을 꼽는다. '빛을 숨기고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신한은행의 발전 과정을 적절하게 표현한 말인 동시에 신 사장의 행보와도 어울리는 말이다.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끊임없는 자기개발과 성실한 자세로 금융인의 정점에 이른 것에서도 그 같은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또한 그의 온화한 표정과 다정다감한 모습 뒤에는 치열한 노력과 미래를 보는 혜안이 녹아있다.
 
완벽에 가까운 능력과 성실하고 청렴한 행동방식을 가진 신 사장 이지만, 뜻밖에 그를 가까이서 지켜보면 '인간적인 모습, 사람의 냄새'가 진하게 느껴짐을 알 수 있다.
 
신 사장을 한 두 번만 만나면 그와 굉장히 친해진 사실에 놀라게 된다는 것이 그를 만나본 사람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그의 소탈하고 격의 없는 태도와 진솔한 마음가짐은 그를 맏형으로 또는 친구로 느끼게 한다.
 
따뜻한 심성과 부드러운 말투, 그리고 친근한 모습을 가진 그는, 인터넷 상의 대화방을 통해 수시로 일선 직원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통합 신한은행의 출범 직후, 당시 구 조흥은행 노조가 천막 농성장을 하던 시기에 노조 사무실에 아무도 대동하지 않고 혼자 찾아가 진솔한 대화를 통해 노조원들의 마음을 열게 한 것도 그의 인간적이고 진심 어린 면모를 읽을 수 있는 좋은 사례였다.
 
지난 1월 열렸던 신한은행 업적평가대회의 2부 행사에서는 고생하는 직원들을 위로하자는 뜻에서 부장, 지점장 100여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의 공연이 있었다. 당시 객석에 앉아있던 신 사장도 무대에 올라가 이들과 함께 두 곡의 멋진 합창을 직원들에게 선사했다. 그의 따뜻함과 소탈함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량과 일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잔병치레조차 거의 없는 건강함을 과시한다. 타고난 건강체질인 데다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출근 전 한 시간씩의 운동을 거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주말에는 등산도 즐긴다.
 
매년 봄 열리는 경주 벚꽃 마라톤 대회에도 즐겨 참여했는데, 젊은 직원들도 그를 따라 뛰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신 사장은 '기본'과 '변화'를 동시에 강조한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그의 집무실에는 '처음처럼'이라는 글귀의 액자가 걸려있다. 그는 힘들고 지칠 때 좌우명인 '처음처럼'을 되뇌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대하는 사람들에게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정성을 다하자는 것이다.

이는 금융인으로서의 '기본'이기도 하다. 또한 주어진 상황에 대한 감사와 진심은 언젠가 통하게 마련이고, 이렇게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도와준다는 게 신 사장의 믿음이다.
 
한편, 신 사장은 매너리즘에 빠져 '변화'의 동력을 잃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타성이란 무엇보다도 위험한 마약이며 기업 또한 이를 경계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게 신 내정자의 지론이다.
 
신한은행에서 몇 년 전 대대적으로 추진했던 '고객 재발견 프로젝트'는 이미 거래하고 있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도 기존의 방식만 고수하며 주저앉아 있어서는 안된다는, 신 사장의 변화에 대한 신념을 대표적으로 엿볼 수 있는 사례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제위기는 은행장이었던 신 사장에게도 매우 힘든 시간이다. 그러나 그는 금융회사만을 생각하는 고민이 아닌, 상생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최근 그는 소나무가 무성한 것을 보고 측백나무가 기뻐한다는 고사인 송무백열(松茂柏悅)을 자주 인용한다.
 
중소기업이나 서민 같은 고객들이 잘돼야 궁극적으로 금융회사들도 잘 될 수 있다는 뜻이며, 조직 내에서도 다른 부서들의 성과가 다 잘 나와야 우리 부서의 성과도 같이 높아진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또한 그는 이 위기에서도 끊임없는 정책 대안과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신한은행은 물론 국내 금융권 전체에 위기 극복의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그의 제안과는 약간 변형된 형태로 시행되었지만, 건설사 구조조정을 위한 대주단 방식을 처음 제안한 것도 그였으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에 출자하는 방식을 제안하면서 신한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1000억원을 출자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아울러 금융 인재 양성을 위해 은행권 공동으로 예비 금융인 양성 교육기관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도 제안해 놓고 있다. 끊임없는 독서와 사색,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경청을 즐기는 것이 바로 이 같은 아이디어의 산실이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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