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담
연재기사 39개
수담(手談)은 말이 없이도 뜻이 통한다는 의미로 바둑 또는 바둑을 두는 일을 의미합니다. 바둑을 둘러싼 인물과 사연을 토대로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내용의 연재 칼럼입니다.
내려놓는다는 건
"그래서 누가 이겼는가?"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 '승부'의 결과가 궁금한가. 국수(國手) 조훈현 9단과 신산(神算) 이창호 9단의 대결. 승자를 미리 안다면 영화의 매력이 떨어질까. 최종 승자에 관한 물음은 어쩌면 우문(愚問)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요체는 ...
2025.04.16 11:40
첫수를 잘 놓아야 길이 열린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한판의 바둑은 첫수로 시작된다. 선택은 흑을 쥔 이의 몫이다. 백을 쥔 이도, 관전자도 지켜볼 뿐이다. 흑을 쥔 이가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여정의 밑그림이 달라진다. 서로에게 익숙한 정석을 선택할 수도, 낯설게 느껴질 변형에 눈을 ...
2025.03.19 11:35
버림은 곧 채움…사석의 철학
바둑에서 사석(捨石)은 이미 죽은 돌을 의미하는 사석(死石)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미 죽은 돌이 아니라, 죽음을 기다리는 돌이다. 반상(盤上)에 놓인 흑과 백의 돌 가운데 가장 외로운 신세. 사석의 사전적인 의미는 작전상 버리는 셈 치고 죽을 위치에 놓은 ...
2025.02.19 11:38
바둑을 넘어선 타개의 맥점
맥점(脈點)은 바둑에서 앞을 내다보는 가장 효과적인 수를 의미한다. 세력을 넓히고자 할 때도, 생사의 갈림길에 설 때도 타개(打開)의 우선순위는 맥점을 찾아내는 일이다. 단숨에 판을 주도하며 승기를 잡게 하는 수. 대국에 참여한 기사라면 누구나 승부의 고 ...
2025.01.15 11:26
돌 던지기에도 타이밍이 있다
바둑은 자세를 중시한다. 심지어 패배를 인정할 때도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상대를 존중하는 행동이자 자기 품격을 높이는 실천이다. 바둑이라고 패배의 쓰라림이 덜하겠는가. 하지만 패배 앞에서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유지한다면 상대는 절로 ...
2024.12.04 11:01
日 천재소녀의 바둑 드라마
폭풍처럼 몰아치는 기세. 변화무쌍한 행마. 흥미로운 인생 스토리를 간직한 인물. 그 주인공은 일본에서 온 천재 바둑소녀 나카무라 스미레 3단이다. 한국기원 소속인 그는 지난 3월 첫 대국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바둑계를 흔들어 놓았다. 지난달 13일에는 한국 ...
2024.11.06 13:26
이창호·신진서의 ‘해피엔딩’
전설적인 축구 영웅, 브라질 펠레와 아르헨티나 메시 중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일까.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면 이건 어떤가. 미국프로농구(NBA) 전설인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 중에서 누가 더 농구 실력이 뛰어날까. 답을 정하기 쉽지 않은 물음이다. 서로의 ...
2024.10.02 11:32
한국 여자바둑, 라이벌 시대
128개월 만의 정상 교체. 한국 여자바둑 랭킹 1위가 바뀌었다. 10년도 넘는 세월, 한국 여자바둑 최강자는 최정 9단이었다. 그의 벽을 김은지 9단이 넘어섰다. 한국기원의 8월 랭킹 발표는 바둑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상에 새롭게 올라선 이도, 그 오랜 세월 ...
2024.08.21 11:47
패배를 단련하는 법
정상의 자리는 외로움을 동반한다. 타인의 부러운 시선과 시샘은 백지 한 장 차이다. 영광의 찬사 뒤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다. 자기가 무너지기를 바라는 이가 얼마나 많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어깨를 짓누르는 그 부담감을 견뎌내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
2024.07.17 11:21
프로바둑에선 계가를 안 한다?
프로바둑에서 승패를 가르는 집의 차이는 어느 정도일까. 아마추어 바둑에서는 수십 집은 기본이고, 많게는 100집 넘는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바둑에서는 91집 이상의 차이로 크게 승리하는 것을 일컬어 만방(萬放)이라고 한다. 프로바둑의 세계에서도 만방이 ...
2024.04.17 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