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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담(手談)]AI 측정 패배확률 97.8% 벼랑끝 판 뒤집은 최정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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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센코컵 4강전 中 위즈잉과 격돌
초반 열세 뒤집고 승리, 극적인 반전
결승에서 日 선수 꺾으며 우승한 최정

패배 확률 97.8%. 인공지능(AI) 시대, 프로 바둑기사의 대국은 실시간으로 승부 예측이 가능하다. 한국의 바둑 여제(女帝) 최정 9단은 세계 대회에서 승리 확률 2.2% 위기 상황까지 내몰렸다. 일본 센코컵 ‘월드바둑여자최강전 2024’ 준결승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대국의 상대는 중국이 자랑하는 위즈잉 8단. 위즈잉은 역대 전적에서 최정과 팽팽히 맞설 정도로 난적이다.


흑을 쥔 최정이 103번째 수를 뒀을 때 AI는 위즈잉 승리 확률을 97.8%로 예측했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기운 상황.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면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약점이 노출되면 상대는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센코컵은 우승상금도 만만치 않다. 우승상금 1000만엔(약 8900만원)은 여자 프로바둑 세계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 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상금의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한중일의 바둑 자존심이 걸린 대회다.

2024년 한국은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우승으로 기세를 올렸다. 센코컵은 남자 바둑의 쾌거를 여자 바둑이 이어나갈 기회였다. 반면 농심배 대역전패를 경험한 중국은 손상된 바둑 강국의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였다.


[수담(手談)]AI 측정 패배확률 97.8% 벼랑끝 판 뒤집은 최정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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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4강전에서 만난 최정과 위즈잉. 대국 중반까지 한국 프로기사들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정이 이대로 무너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벼랑 끝에 선 상황에서 최정은 다시 일어섰다. 초인적인 수읽기를 통한 타개. 최정은 역시 최정이었다.


위즈잉은 최정의 기세에 흔들렸다. 좌측 하단에 148번째 수가 놓인 이후 최정의 승리 확률은 27.3%에서 48.7%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탄력을 받은 최정은 중반 이후 위즈잉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결국 339수 만에 흑 다섯 집 반 승리를 거뒀다. 최정은 센코컵 결승전에서 일본 스즈키 아유미 7단까지 꺾으면서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최정은 우승의 감격 대신 반성의 메시지를 전했다.

"위즈잉 선수하고 둔 바둑은 많이 나빴다. 개인적으로 반성을 많이 했던 대국이었다."


바둑이나 인생이나 성장하는 이는 특징이 있다. 영광의 순간에도 겸허함을 잊지 않는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빈 곳을 채우려 노력한다. 자기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성찰하는 사람. 그런 이가 결국 성장하는 게 삶의 이치 아니겠나.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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