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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의혹만 커지는 ‘군 당국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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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의혹만 커지는 ‘군 당국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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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국방부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에 대해 합동수사단은 물론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까지 구성하기로 했다. 군수사에 대해 부실수사 의혹이 커지면서 내놓은 대책안이다.


군 관계자는 3일 "어제 구속된 피의자를 상대로 당시 성추행 상황을 원점에서 수사할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인 은폐·회유·협박에 가담한 정황이 있는 군인들을 모두 소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수사단은 장 중사의 성추행을 비롯해 20비행단 소속 상관들의 회유와 사건 은폐 시도, 20비행단 군사경찰의 초동 부실 수사 의혹 등도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 안팎에서는 공군 군사경찰이 이 중사의 사망을 단순사망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당초 수사의욕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공군 군사경찰은 이 중사 사망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단순 사망’ 사건으로만 보고했다. 보고 내용엔 사망자 발견 경위, 현장감식 결과, 부검·장례 관계 등 기본적인 개요만 포함돼 있었고, 사망자의 추행 피해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성폭력 사건 등의 경우 사망 시 관련 내용을 함께 보고하도록 돼 있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공군 군사경찰은 장 중사를 불구속 상태로 수사한 것은 물론, 휴대전화조차 압수하지 않았다. 장 중사의 휴대전화 확보는 사건이 공군 군검찰로 송치된 이후이자 이 중사 사망 9일 만인 지난달 31일에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발생 석달 만이다.

목격자 진술이 엇갈리지만 공군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이 중사가 성추행을 당할 당시 차량 안에는 두 사람 외에 운전을 하던 후배 부사관(하사)이 있었다. 유일한 목격자다. 운전을 한 하사는 군사경찰 조사에서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인 장모 중사는 혐의 일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들이 탑승한 차량이 SUV 차량이었고, 유족들은 피해자가 성추행을 못참고 뿌리치고 차량에서 내렸다고 진술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목격자 진술 자체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있다. 공군은 보고 경위에 대한 피해자와 다른 부대 상관들의 상이한 진술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공군이 이 중사를 회유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 유족은 이 중사가 성추행을 못참고 차량에서 내려 즉시 저녁자리에 함께 있던 상사에게 전화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공군 군사경찰은 하루 뒤인 3일 오전 상사에게 알려 준위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후 같은 날 저녁 9시 50분 준위가 대대장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이 과정에서 회유를 종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성추행 피해 보고를 받고도 대대장에게 10시간 이상 시차를 두고 보고가 이뤄진 이유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단이 증거물로 확보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는 회유 정황을 입증할 만한 전화통화 녹음 내용을 비롯해 문자와 카카오톡 메시지 등도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내놓은 성폭력 대책안인 성고충 전문상담관 제도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중사는 피해 이후 20비행단 소속 민간인 성고충 전문상담관으로부터 22회의 상담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상담 중이던 지난 4월 15일 상담관에게 "자살하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2주간 6회가량 지역의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 및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군 상담관을 통한 상담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이날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에 대해 군검찰과 군사경찰, 국방부가 참여하는 사실상 합동수사단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군검찰 차원에서 수사심의위원회가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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