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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文대통령으로…'사면의 정치학' 어떻게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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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 대통령 대법 확정 판결, 청와대로 쏠린 시선…탄핵 당한 대통령 사면, 법적인 허용 여부도 관심 사안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전진영 기자]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赦免)은 새해 정국의 물줄기를 바꿔놓을 사안이다. 14일 박 전 대통령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면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할 부담은 오롯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문 대통령이 결자해지에 나설 것인지, 때를 기다리는 ‘긴 호흡의 정치’를 선보일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2019년5월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 행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가슴이 아프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은 언젠가 맞닥뜨리게 될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고심을 방증한다.

고령의 전직 대통령이 옥고를 치르는 상황 자체에 대한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함께 자신의 결단에 대한 딜레마를 전한 것이다. 문제는 전직 대통령 사면은 연민의 문제로만 다가설 수는 없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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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전직 대통령 확정 판결에 대해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사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직 대통령이 복역하게 된 불행한 사건을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곧 있을 신년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까지는 사면과 관련해 불필요한 논란이 번지지 않도록 조심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형태로든 질문을 받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 중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 상황이 마음이 아프겠지만 원론적인 말씀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면에 대한 긍정, 부정 여부를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일반적인 형 확정이 아닌 ‘탄핵’이라는 특수한 사례와 맞물려 있다. 이는 대통령의 사면을 놓고 법적 권한을 둘러싼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 우리나라 헌법 제79조는 대통령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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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대상에 대한 포괄적인 위임 권한을 보장한 것이다. 즉 한국 헌법은 탄핵 받은 사람의 대통령 사면권에 대한 명시적 규정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반면 미국 헌법 2조는 ‘탄핵의 경우를 제외하고(except in Cases of Impeachment)라는 제한을 둔다.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사례를 명시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한 해석이 나와 있기는 하다. 헌법재판연구원의 ‘사면권에 한계에 대한 헌법적 검토’ 연구보고서를 보면 "탄핵은 예외적이고 중요한 헌법보장 수단이기 때문에 국회와 헌법재판소 탄핵에 대한 권한을 형해화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


문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단행할 경우 국회와 대법원, 헌법재판소 3개 헌법 기관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란 점에서 권한 시비로 번질 여지가 있는 셈이다.


반면 사면권이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포괄적 인정이 필요하다는 법학계 의견도 많다. 탄핵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결정된 것이니 탄핵을 당한 사람에 대한 사면 여부도 그에 합당한 절차를 거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실시나 국회를 통한 의견 수렴 등을 추가하는 사면법 개정안이 2013년 국회에 발의된 바도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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