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보다 전기료 16%더 비싸"…中企 전용요금제 촉구

[아시아경제 이은결 기자] 중소기업계가 올해 정부의 경부하요금 차등 조정과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발표를 앞두고 '중소기업 전용 전기 요금제'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 방안으로 ▲전력수요가 많지 않은 토요일 낮 시간대 중부하요금 대신 경부하요금 적용 ▲전력예비율이 충분한 6·11월 여름·겨울철 피크요금 적용 배제 ▲중소기업 대상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인하 등을 정부에 7일 제시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16% 더 비싸게 쓰고 있다. 또 전기요금 상승 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kwh당 후생손실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10월 중기중앙회 설문조사에서는 중소기업 96%가 현재 전기요금 수준에서 비용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부하요금 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으로 '중소제조업 전용 요금제 신설'(66.2%)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부하요금은 평일 밤 11시부터 오전 9시까지의 심야시간대와 공휴일 등 전력사용량이 적은 시간대에 적용되는 전기요금이다. 다른 시간대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다. 정부는 경부하 시간대 전력사용량이 꾸준히 늘어나자 이 시간대 전력사용량을 줄이고자 올해까지 경부하 시간대 요금 조정을 추진한다.

중기중앙회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에 대해 요금제를 따로 운영하지 않고, 산업용으로 묶어 대기업과 동일한 전기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농업용 전기의 경우 영세 농·어민 지원과 농수산물 가격 안정 등을 목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을 운영하고 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통상산업본부장은 "중소기업이 주로 포함돼 있는 300인 미만 사업체의 에너지 사용량이 2017년 기준 산업 부문 전체 대비 20%로, 중소기업 전용 요금제를 통해 요금 할인을 일부 시행해도 한국전력의 판매수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최저임금 상승 등에 따라 생산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전기요금 부담만이라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