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통인시장 사거리에서 인왕산 방향으로 걸어 오르다 보면 비밀스러운 정원과 함께 고풍스러운 2층 양옥집, 박노수 미술관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단정하게 쌓아 올린 붉은 벽돌 위로 기묘한 박공지붕을 얹었고, 그 아래로 붉은 창살 하나하나까지 예사롭지 않은 이 집은 조선 말 반민족 행위로 위세를 떨친 친일파 윤덕영이 딸을 위해 지은 집이었습니다.
유려하게 번진 쪽빛 사이로 홀로 선 소년을 세워두곤 여백과 사색의 물음을 던진 박노수 화백의 작품세계는 이 고즈넉한 공간에 그의 삶과 함께 조용히 내려앉아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973년 이 집으로 이사 온 그는 꼬박 40년간 이곳에 머물며 작품활동은 물론, 고아한 감식안으로 수집한 작품들을 정원 곳곳에 펼쳐두어 보는 이를 감탄케 했습니다. 지금도 정갈히 보존된 수석과 고미술품들은 그의 유언을 통해 이 집과 함께 종로구에 기증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더는 못 참겠다, 한국·일본으로 떠날래"…중국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