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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가려운데 긁어주는 후보가 낫지마씸, 민심은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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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격전지, 바닥민심을 듣다 ⑥제주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가 시장에서 유권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원희룡 캠프 제공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가 시장에서 유권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원희룡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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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제주=구은모 수습기자, 이은결 수습기자] "여당세가 강해도 오십대오십일꺼우다. 가려운데 긁어주는 사람 찍는 것이 더 낫지마씸."
26일 제주 동문재래시장에서 마주한 김모(70)씨는 큰 관심이 없다는 듯 한마디를 내뱉었다. 이곳에서 40년 간 과일장사를 해온 김씨는 "(현 지사인)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잘하긴 했다. 그런데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여기 사람이라 인맥이 많이 쌓여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6ㆍ13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는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원희룡 후보의 양자대결로 치닫는 듯 보였다. 청년과 이주민 사이에서는 고은영 녹색당 후보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만 김방훈 자유한국당 후보나 장성철 바른미래당 후보를 거론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문 후보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과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출신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반면 원 후보에 비해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
제주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선거에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자영업자인 정모(52)씨는 문 후보에 대해 "문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데 그 밑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하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가 26일 유세 도중 시민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이은결 수습기자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사 후보가 26일 유세 도중 시민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이은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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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강모(29)씨는 "당을 보면 민주당을 찍고 싶지만 문 후보라는 사람을 보면 별로라고 하는 말들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회사원 고모(45)씨는 "문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민주당이라고 지지를 얻지만 혁신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주민의 표심도 변수다. 이주한 지 3년이 지난 정모(52)씨는 "서울이나 경기처럼 (후보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통로가 별로 없다"면서 "민주당과 문 대통령이 잘한다고 평가하고 있고 그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문 후보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원 후보는 높은 인지도와 도정 경험 등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고령층 사이에서는 '제주의 아들'로 불릴 만큼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현모(67)씨는 "제주에서 여당이라고 특별히 나아지는 것도 없다"면서 "지난 번에도 원희룡을 찍었다. 원 후보와 같은 고등학교 후배"라고 밝혔다.

대학생 강모(27)씨 역시 "문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베껴와서 하는 것이 보인다. 당장 제주도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반면) 원 후보는 현실적으로 정책을 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제주 토박이인 유모(23)씨 역시 "원 후보는 예전부터 제주에서 유명한 사람이다. 고령층 가운데 지지자가 많다"며 "문 후보의 강세가 있다고 해도 원 후보의 유명세에 대적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일부 도민들은 원 후보의 지사 시절 정책에 불만이 상당했다. 쓰레기 요일제 배출, 신공항 건설, 버스전용차로 등이 도민들의 표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였다.

공항 주차요원으로 근무하는 조모(55)씨는 "원 후보의 정책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좋아졌을지는 모르지만 교통상황이 지옥 같아져서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도민들은 서울이나 중앙 정치를 말할 때 '육지'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제주도민들은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놓인 만큼 '그들만의 정치'보다는 '제주도만을 위한 정치'를 해 줄 인물을 원하고 있었다.

농부인 박모(62)씨는 "제주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부족과 환경 파괴"라며 "후보들의 공약을 이름을 가리고 본다면 제주 공약인지 육지 공약인지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 진짜 제주에 관심이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구은모 수습기자 gooeunmo@asiae.co.kr
이은결 수습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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