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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접견…'제네바 합의' 이어 '2.13합의'까지 담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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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8.3.6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8.3.6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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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이 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 및 만찬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ㆍ미대화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했던 북ㆍ미대화의 대표적 결과물은 ▲1994년 북ㆍ미 ‘제네바합의’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 ▲2007년 ‘2,13 합의’ 등을 꼽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대화에 나설 용의를 밝혔다면 앞서 3개의 합의에 준하는 결과물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은 3개의 합의 내용을 상기하면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하는 대가로 미국이 경수로 2기를 제공하고 연간 중유 50만t을 제공한다는 기본 합의를 말한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허용, 핵 활동의 전면 동결 및 기존 핵시설의 폐기를 약속했다.

특히 제네바 합의는 북한과 미국이 정치, 경제적으로 완전한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 그 의미가 컸다. 북ㆍ미 고위급 대표단이 수차례 회동을 열고 금융제재 완화와 외교 정상화 등이 논의되는 등 양국의 화해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등 대북 기조가 뒤집어지면서 제네바 합의는 결국 휴지조각이 됐다.

제네바 합의의 뒤를 이은 북핵 관련 조치는 6자회담을 통한 9.19 공동성명이다.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 폐기, NPT 및 IAEA 조치 복귀가 담겨졌다. 또한 미국은 북한에 대한 공격이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약속했다.

나아가 6자회담의 목표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만장일치로 재확인했다. 북핵 폐기를 위한 중대한 분수령이 된 계기였다. 미국과의 적대관계 해소를 원하던 북한도 반색했다.

제네바 합의보다 진일보한 성격을 지닌 9.19 공동성명은 북한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후 북한은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의 핵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다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 위기는 2007년 6자회담의 2.13 합의를 통해 수그러진다.

2.13 합의는 북핵 폐기를 위한 단계적 이행 조치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당시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국가들은 ▲1단계 북한의 핵시설 폐쇄 봉인 ▲2단계 핵시설 불능화 ▲3단계 검증 가능한 핵 폐기 조치에 합의했다.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면 당사국들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행동 대 행동’을 조건으로 한 것이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2.13 합의가 기존 제네바 합의와 달리 구체성이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우선 핵 동결 보다 핵 폐기에 중점을 뒀고 북한의 상응조치와 철저히 연계시켜 북한의 합의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단계적 북핵 해결론도 2.13 합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해법에 대해 “북한의 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고,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핵 동결 후 핵 폐기로 가는 단계적 절차가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북 특사단과 김 위원장의 회동이 어느 정도 성과를 담아냈다면 2.13 합의에 기초한 문 대통령의 단계적 해결책이 주로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먼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미국과의 대화 여지를 열어두는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핵 동결 이후 북ㆍ미대화가 성사되면 구체적으로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 등을 놓고 북미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정완주 정치사회 담당 선임기자 wjch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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