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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미 FTA 꿀릴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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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한국과 미국의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양국은 5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의 첫 번째 개정 협상을 진행했다. 9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상호 입장 차만 확인한 '기 싸움' 정도에서 마무리됐다. 2007년 첫 협상 타결로부터 10년 여, 2012년 정식 발효부터는 5년 여 만에 열리는 첫 개정 협상이니 만큼 팽팽했다.

이제 관심은 3∼4주 후 서울에서 열리는 두 번째 협상이다. 늦어도 설 연휴 전에는 열릴 가능성이 크다. '어웨이(away) 경기'였던 첫 번째 협상이 '탐색전'이었다면 서울 협상은 '본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가 서두를 이유는 없다. 이번 개정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급한 쪽은 미국이다. 미국 측은 첫 번째 협상 직후 속도전을 천명했지만 우리 측은 "인위적 시한은 설정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은 "국익 극대화와 이익 균형을 찾을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곧 시한"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 측은 두 번째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 비관세 장벽 철폐를 강력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한국의 대미 수출 1, 2위 품목이지만 미국의 한국 수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미약하기 때문에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는 것이 미국 측의 주장이다. 또한 농축산물 개방 확대와 철강 원산지 기준 강화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 유 국장은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무역구제 등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을 계획이지만 쉽지 않은 협상"이라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역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각자 국익을 위한 양보 없는 협상에 들어간 만큼 합의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그러나 국익 우선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충돌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우리의 입장을 지혜롭게 관철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경제 석학들도 한미 FTA 재협상을 비롯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우리 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해 "미국은 상품수지에서는 적자이지만 서비스수지에서 흑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며 "미국이 자동차 때문에 FTA 재협상을 하는 건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자동차 무역수지는 전적으로 한국ㆍ미국산 자동차의 제품 경쟁력 차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논리 측면에서 우리가 불리하지 않다. 설득력과 끈기가 필요한 때다.





세종=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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